“온라인 개학, 학부모와 공감대 형성이 먼저”
“온라인 개학, 학부모와 공감대 형성이 먼저”
  • 김민정기자
  • 등록일 2020.04.01 20:13
  • 게재일 2020.0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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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업의 올바른 대처법, 산자연중학교 이주형 교감에게 듣는다
2월 셋째주부터 준비, 3월9일 시작
쌍방향 온라인 대면 화상수업 선택
강의식 수업 외 활동 수업도 가능
문제 풀이하는 과정 관찰할 수 있어
수행평가는 오프라인 수업보다 유리
정규수업과 같다는 인식 심어줘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정부가 결국 교문 대신 ‘온라인망’을 열기로 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는 9일부터 단계적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학급별 또는 학년별 온라인 개학으로 학사일정을 이어갈 방침이다. 포항지역 교육 현장은 이전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사상 첫 온라인 개학 준비에 분주하다. 1일부터 일주일간 원격수업 준비기간을 거쳐 9일부터는 곧바로 실전이다. 예행연습도 없다. 교사들도 온라인 개학은 처음 겪는 일이라 교육 현장에서의 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때마침 산자연중학교 이주형<사진> 교감이 1일 “이미 한 달 전부터 온라인 대면 화상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역 여러 학교와 유용한 정보를 나누고 싶다”고 직접 전화를 걸어왔다. 지난 한 달간 산자연중학교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선견지명인가. 다른 학교들은 경험해보지 못한 예행연습을 한 달 동안 한 셈이다.

△2월 셋째 주부터 화상수업을 준비해 지난 3월 9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교육부가 제시한 원격수업 유형이 다양한데 첫째 주에는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과 과제수행 중심 수업을 병행했다. 둘째 주부터는 쌍방향 수업으로 형태를 바꿔 지금까지 진행 중이다.



-수업 유형을 일주일 만에 바꾼 이유는.

△콘텐츠 활용과 과제 수행 중심 수업은 학생들의 자율 학습권을 우선으로 한다. 말 그대로 공부도, 과제도 스스로 해야 한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척척 해낸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아무래도 학습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과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움을 요청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아이들의 학습력 향상을 위해 최종적으로 쌍방향 온라인 대면 화상 수업을 택했다.

-화상 수업의 학습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현재 국어, 영어, 수학을 포함해 예체능까지 전 교과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강의식 수업은 물론이고, 체육이나 음악, 미술 교과와 같은 활동 수업도 가능하다. 아이들의 건강과 문화 감수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요가와 요리 등 다양한 특강 수업도 마찬가지로 온라인으로 운영 중이다. 학생들도 수업이 끝나면 복습 노트를 작성해 담임교사에게 전송하며 꽤 진지한 자세로 임하고 있다. 학부모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교실 대면 수업이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그에 못지않은 결과를 보고 있다.



-쌍방향 온라인 대면 수업의 가장 큰 특징은.

△수업장소에 대한 고민이 줄었다. 우리 학교는 온라인 교과 교실제도를 도입해 교사들이 자신의 교실을 교과 교실로 그대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영어교사가 교과 수업을 위해 1반, 2반 등 다른 반으로 교실을 이동할 필요가 없다. 오프라인 수업 시 교실 이동에 따른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퇴장 후 다음 시간 교과목 온라인 방으로 입장한다. 학생과 교사 모두 교실 이동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온라인 대면 수업은 수행평가에도 유리하다. 학생들이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풀이하는지 그 과정을 온라인으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정확한 피드백을 줄 수 있다. 수행평가 하기에는 오히려 오프라인 수업보다 효과적이다.

-수업당 한 번에 학생 몇 명이 수강할 수 있는가.

△대략 학생 10여 명이 한 수업을 함께 듣는다. 월요일 아침 조회 때는 전교생 51명이 동시에 입장한다. 수업 플랫폼에 따라 적정 인원은 다르겠지만, 20명 정도는 충분히 대면 수업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본다.



-특별한 방송 장비가 필요한가.

△웹캠과 마이크가 설치된 노트북만 있으면 된다. 미술이나 요리 등 수업 장면을 확대해 아이들에게 보여줘야 할 경우에는 전용 웹캠을 사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어떤 기기를 사용하는가.

△각 가정에서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휴대전화도 가능하지만, 수업 효과를 높이고자 가급적 자제하고 있다. 온라인 대면 수업 진행에 앞서 가정환경을 조사해 부족한 기자재는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한 달간 온라인 수업을 운영해본 소감은.

△신선한 방식인데 재미있다. 교사와 학생 모두 즐겁게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시행 초기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아침에는 제시간에 맞춰 온라인 조회 방에 입장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개학이 잇달아 연기되다 보니 아이들의 생활습관과 패턴이 불규칙적으로 변한 탓이었다. 처음에는 담임교사들이 일일이 아침조회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화를 돌렸다. 수업이 진행될수록 학생과 학부모 모두 온라인 수업에 대한 인식과 자세가 달라져 이제는 출석 걱정이 없다. 가끔 돌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컴퓨터가 거실에 있는 학생들은 화면을 통해 다른 가족이 생활하는 모습이 의도치 않게 비치기도 한다. 가령 속옷만 입고 지나가는 조부모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집에 있던 다른 가족들이 아이가 온라인 수업 중이라는 것을 잊고 무의식 중에 부르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웃음).

-학교 현장에서의 어려움은 없었나.

△오히려 기술적인 부분은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교사들의 인식을 바꾸는 게 먼저였다. 학생들이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에 참여하게 되면, 가족들이 수업 내용을 듣거나 지도 과정을 볼 수 있다는 게 부담으로 느껴져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교사들의 마음을 어떻게 돌렸나.

△단순히 학교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수업에 앞서 연수를 실시하고, 교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 아울러 가정통신문을 발송해 교사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학부모와 공유하며 이해를 구했다. 교사들이 처한 상황과 입장을 학부모들이 공감하고 응원하면서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온라인 수업 준비도 탄력을 받았고.



-학부모들의 협조가 컸다.

△원격 수업은 장소만 다를 뿐 그동안 교실 안에서 이뤄지던 정규 수업과 같다는 인식을 학부모에게 먼저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온라인 수업을 보충학습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학부모들도 있는데 수업의 중요성을 알리는 게 우선이다. 지금도 학부모와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가정통신문과 SNS, 전화 등으로 화상 수업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화상수업을 앞둔 교사들에게 유용한 팁을 전한다면.

△현장 수업과는 다르게 수업 시나리오를 짜야 한다. 원격 수업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수업의 질이 달라진다. 분 단위로 시나리오를 미리 작성해보는 연습이 온라인 수업을 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의 마음가짐이다. 온라인 서버나 기기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동안 익숙했던 교실 수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교육 모델을 발굴해 나가야 하는 시기인 만큼 미래교육을 이끌어 간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할 때다.

/김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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