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5곳 현대차 5곳 등 ‘비상’
대구 차부품업계 매출 급감 우려
구미 삼성전자 등도 심각한 상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국내 주요기업들의 해외사업장이 잇따라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포항 포스코를 필두로 한 철강산업, 구미 삼성의 전자산업, 대구의 자동차부품산업 등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지역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26일 지역 산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탈리아 베로나 소재 스테인리스 가공공장인 포스코-ITPC를 이날부터 다음달 3일까지 가동 중단한다. 이는 이탈리아가 유럽 내 코로나19 최대 피해지역으로 떠오르면서 내려진 조치다. 이탈리아 정부는 필수재를 제외한 모든 생산활동을 중단하도록 한 바 있다. 포스코ITPC는 연간 4만t 규모의 스테인리스를 가공해왔다.

포스코는 앞서 인도·말레이시아·필리핀 등에 있는 가공센터 4곳을 오는 31일까지 가동 중지하기로 했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휴업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자동차 강판이 주력인 현대제철은 상황이 더욱 어렵다.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해 해외에 소재한 완성차 공장에 자동차 강판을 납품하기 위해 해외 곳곳에 가공공장을 두고 있는데 자동차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연쇄작용이 발생한 것이다.

현대차는 해외사업장 7곳 중 브라질 상파울루 공장, 인도 첸나이 공장, 미국 앨라배마 공장, 체코 오스트라바 공장 등 4곳이 코로나19 여파로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기아차도 해외사업장 5곳 중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 미국 조지아 공장의 문을 2주간 닫고 있다. 인도 아난타푸르 공장의 가동 중단도 검토 중이라 최대 3곳의 공장이 문을 닫을 가능성이 있다.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 공장의 셧다운 시기에 맞춰 체코, 슬로바키아, 미국, 브라질 등에 위치한 자동차 강판 가공공장에 필수 인원만 근무하는 체제로 전환했다. 코일·강관을 생산하는 인도 공장 3곳(HSCH·HSPI·HSAN)도 현지 정부 방침에 따라 오는 31일까지 가동을 중단키로 한 상태다.

대구지역 자동차부품업계도 현대·기아차 해외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부품 공급 애로, 주요 시장 수요 감소 등으로 매출이 급감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시한이 정해진 가동중단이지만 코로나19가 언제 진정될 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자동차·조선 등 전방산업의 침체도 덩달아 발생해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미에 사업장을 둔 글로벌 선도기업 삼성전자도 상황이 심각하다.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및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브라질 마나우스 공장 가동을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중단하고 있다.

상파울루시에 있는 중남미 총괄법인과 브라질 판매법인도 전 직원 재택근무에 돌입했고 현지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폐쇄했다. /박동혁기자

    박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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