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중고 개학 앞두고 ‘초긴장’
느슨해진 ‘거리두기’ 불안감 가중
정부, 아이들 안전 위한 협조 당부

코로나19와의 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국민들의 일상은 사라지고 학생들은 학교라는 공간과 멀어진 지 오래다. 이미 세 번이나 연기했던 개학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며 사회적 거리두기 역시 더욱 중요해지고 있지만, 어김없이 올해도 찾아온 봄은 추위를 누그러뜨리듯 시민들의 코로나19 극복의지를 느슨하게 만들고 있다.

따뜻한 봄날씨와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 등이 겹치며 오는 27일을 기점으로 이번 주말이 최대 고비로 지목되는 가운데, 오히려 기존을 넘어서 더욱 강도를 높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4월 초도 불안하다.” 일단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극적으로 줄어들지 않는 이상 4월 초 개학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교육 당국의 입장이다. 이에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할 경우 초·중·고교를 온라인으로 개학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등교 개학과 온라인 개학을 동시에 고려하고 있다”며 “학교나 지역 사회에서 학생이나 교직원이 감염돼 휴업이 연장될 가능성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이렇듯 학생들의 개학에 신경을 쓰는 것은 교육 현장의 특성상 만에 하나라도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한다면 그 파급력이 엄청나서다. 신천지를 비롯한 종교 집회의 위험성은 대구·경북을 초토화시킨 만큼 익히 알려져 있고, 요양병원 및 콜센터의 집단 감염 역시 집단 시설의 위험성을 잘 나타냈다. 그런데 학교는 앞서 문제가 됐던 두 사례를 넘어선 위험성을 가졌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이 걱정하는 부분이다. 집단 생활에 따라 전염 위험이 크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증상이 성인보다 심하지 않아 이를 모르고 넘어가면 무차별적인 지역 감염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중국의 한 매체에 따르면 상하이교통대학 의학원 아동의학센터 연구진이 1월 16일∼2월 8일 보고된 어린이 확진 환자와 의심 환자 2천143명을 분석한 논문을 최근 국제 저널 소아과학(Pediatrics)에 발표했는데, 분석 내용을 보면 4.4%는 무증상 환자였으며 50.9%는 경미한 증상만 있었고 38.8%는 보통 증상이었다. 특히 중증이나 위중 환자 비율은 5.9%로 성인 18.5%보다 훨씬 낮았으며, 이러한 결과는 이번 연구만 아니라 기존의 다른 연구 결과와도 거의 일치하는 부분이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개학 전까지 더욱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관련 내용은 지난 21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도 잘 나타나 있다. 정 총리는 “지금은 특단의 대책이 절실한 때다. 아무리 튼튼하게 지어진 댐도 작은 개미구멍으로 인해 무너지는 법이다”며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의 학습권이 침해받지 않으려면 남은 기간 확실한 방역의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아이들에게 평온한 일상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도 이에 발맞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집중적으로 당부하고 나섰다. 질본은 3개국 언어로 된 ‘코로나19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포스터’를 통해 “3월 22일부터 4월 5일까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최대한 집안에 머물러 달라”고 국민들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또 국민 행동 지침으로 △불필요한 외출, 모임, 외식, 행사, 여행 등은 모두 연기 또는 취소하기 △생필품 구매, 의료기관 방문, 출·퇴근을 제외한 외출 자제하기 △손씻기, 기침예절 등 개인위생수칙 준수 △발열 또는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 시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충분히 휴식하기 △악수 등 신체접촉 피하고 2m 건강거리 두기 △매일 주변 환경을 소독하고 환기시키기 등에 대해 적극 홍보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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