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청정 영남권 처음 뚫려… 서구 60대 여성 ‘31번째’
29·30번 이어 ‘감염경로 미상’
당국 “역학 무관 사례 보고돼”
지역사회 확산되나 불안 고조
대구시, 가족 3명에 자가 격리
다녀간 보건소 등도 폐쇄 조치
30대 여 1명 ‘의심환자’도 조사

코로나 19 ‘청정지역’으로 남아있던 대구에서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지역 내 확산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18일 오후 확진자가 입원했던 대구시 수성구의 한방병원에 같이 입원해 있던 환자를 격리병실로 이송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대구도 뚫렸다. 대구에서 하루 사이에 코로나19 확진환자에 이어 의심환자까지 발생해 코로나 확산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관련기사 2·4·5·6면>

대구시와 질병관리본부는 18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에서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31번째 확진자는 대구 서구에 거주하는 61세 여성이다. 이 여성은 지난 17일 오후 3시 30분께 발열과 폐렴 증세를 호소하며 수성구의 보건소를 찾았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 당국은 해당 환자를 대구의료원으로 이송했으며 음압병실에 격리시켰다.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환자는 지난 6일 교통사고를 당한 뒤 이튿날 수성구 범어동 한방병원(새로난)에 입원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지난 9일과 16일에는 남구 신천지 소속 대구교회에서 2시간씩 예배에도 참여했으며, 15일에는 지인과 동구에 있는 퀸벨호텔에서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31번 확진자는 이 과정에서 자가용과 택시를 수차례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시는 31번째 확진자가 입원했던 범어동 새로난 한방병원에 대한 출입통제와 직원 가가격리를 지시했으며, 수성구보건소도 폐쇄했다.

아울러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폐쇄회로(CC)TV와 A씨의 카드 사용내역 등을 토대로 추가 이동지와 접촉자를 파악하고 감염병 대처 메뉴얼에 입각한 방역조치에 들어갔다. 또 질병관리본부는 31번째 확진자가 식사를 했던 퀸벨호텔을 정밀 살균 소독했다.

대구시는 또 31번째 확진자의 가족 3명에 대한 자가격리에도 들어갔다. 이 중 자녀 1명이 근무 중인 달성군의 자동차부품 업체에 대해서도 직장 폐쇄조치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며 “발열 및 기침,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의료기관 방문 전에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 또는 가까운 보건소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다만, 31번 확진자가 해외 여행력이 없고 다른 확진자와 접촉한 이력도 확인되지 않고 있어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는 것 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그동안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감염경로가 ‘해외여행력’, ‘확진자 접촉력’ 등 2가지로 좁혀졌다. 하지만 최근 확진된 29번 및 30번 확진자와 31번 확진자는 해외여행력이 없으며 기존 확진자와의 접촉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홍콩, 싱가포르, 일본 대만으로 유입됐고 접촉환자뿐 아니라 지역사회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환자가 보고 된다”면서 “국내서도 해외 여행력 없는 환자가 보고된 상태로 국내외 상황을 반영,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입국자 검역과 접촉자 자가격리 등 봉쇄전략을 추진하는 동시에 지역사회 감염 대비책을 같이 가해야 하는 시기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역당국은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29·30·31번 환자를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한 사례라고 단정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29·30번 환자의 감염경로와 관련, “전혀 감염원을 추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몇 가지 가능성을 놓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구에서는 30대 여성 A씨(37)가 의심환자로 분류돼 역학조사가 진행중이다. A씨는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응급실에서 진단 검사를 진행한 뒤 현재 음압병동에 격리된 상태이며, 병원측은 A씨가 다녀간 응급실을 잠정 폐쇄 조치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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