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20대 부부의 두 자녀 방임 사망 사건은 온 국민의 가슴을 에게 한다. 전국 만 3세 아동을 대상으로 벌인 전수조사를 통해 겨우 드러난 이 사건은 우리가 조금 더 촘촘한 안전 그물망을 운영하고 있었다면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는 아쉬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변 어딘가에 인면수심(人面獸心)의 부모들이 활개를 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몸서리를 치게 만든다. 전국민운동의 그물망을 펼쳐서라도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을 지켜내야 할 것이다.

강원 원주에서 세 아이를 출산한 20대 부부는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임해 둘째와 셋째를 숨지게 했다. 이들은 아이들이 죽자 인척 산소 근처에 암매장했고, 둘째의 사망을 숨긴 채 아동수당까지 챙겼으며, 숨진 셋째는 출생신고조차 안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짐승들조차도 하지 않는 야만적인 이들의 행태는 21세기 문명국에서는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 될 만행이다.

지난해 8월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아동학대 사망사고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2018년 5년간 아동학대 사망 아동은 132명에 달했다.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학대 행위자는 충격적이게도 대다수가 친모였다. 사망 아동의 관계는 친모 16명, 친부 9명, 보육 교직원 3명, 아이돌보미 1명, 친인척 1명 등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자애로워야 할 엄마가 자기 아이를 학대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는 가장 큰 위협적인 존재라는 사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2018년 전국적으로 아동학대 판단사례는 2만4천604건이었고, 실제 학대받은 아동수는 2만18명이었다.

태부족한 정부의 손에만 의존해서는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온 국민이 집중적으로 나서야 한다. 모두가 그물망이 되어서 숨겨진 학대현장을 찾아내야 한다. 학대받고 자란 아이들은 훗날 필연적으로 우리 사회의 커다란 불안요인이 된다. 무사히 성장한다고 해도 사회생활에 건강하게 적응하지 못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국가사회가 학대받는 아이들에 무관심한 것은 미래에 폭발할 치명적인 시한폭탄을 방치하는 어리석은 짓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