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퇴적층 화석 분석
자연 습지로 확인
역사적 가치 높아 연구 확대

“상주 함창 공갈못에 / 연밥 따는 저 큰아가 / 연밥 줄밥 내가 따 줌세”

채련요의 배경이 된 상주 공검지가 1천400년 전 인공 저수지로 축조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동안 의문으로 남아 있었던 상주 공검지의 형성 비밀이 퇴적층 화석 연구로 풀린 것이다.

상주시 도남동에 있는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관장 서민환)은 퇴적층을 분석해 자연 습지였던 공검지가 1천400년 전에 인공 저수지로 축조됐다는 사실을 생물학적으로 검증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해 4월 9일부터 11일까지 상주 공검지 일대 2곳에서 각각 9m와 8.5m 깊이로 땅을 파내고, 공검지 생성 시기에 관한 생물학적인 근거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퇴적층을 분석했다.

퇴적층에 남겨진 화석 돌말류의 출현량과 출현종의 특성 분석으로 공검지의 생성 시기와 과거 물 환경 변화 규명에 나선 것.

분석 결과, 공검지의 6천년 전 퇴적층(약 5∼6m 깊이)에도 화석 돌말류가 발견돼 축조 이전(1천400년 전)에는 공검지가 자연적으로 생긴 습지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1천400년 이후에는 4단계의 수위변화가 있었다는 것도 밝혀냈다.

연구진은 150년여 전 퇴적층(약 1.5∼2m 깊이)에서 각종 돌말류와 수생식물에 붙어사는 돌말류가 최대로 증가한 것으로 볼 때, 이 시기에 최대 수위를 보였다가 이후 육상화가 되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조선 초기에 작성된 ‘고려사(저자 김종서, 정인지 등)’에 따르면 1195년(명종 25년) 공검이라는 큰 못에 축대를 쌓아 저수지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1959년 말 서남쪽에 오태저수지가 완공되자 이곳은 모두 논으로 만들어졌고, 1993년 옛터 보존을 위해 1만4천716㎡ 크기로 개축됐다.

정상철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미생물연구실장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상주박물관과 함께 상주 공검지의 옛 규모를 정확히 밝히기 위한 후속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벽골제, 수산제, 의림지 등 역사적 가치가 높지만 아직 생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기원 전후로 추정되는 고대 저수지로 연구를 확대해 국가습지보호지역 보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주 공검지는 김제 벽골제, 제천 의림지와 함께 삼한 시대 3대 저수지로 한때 교과서에도 실렸다가 형성 시기 관련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현재 역사 교과서에서는 빠져있다.

고대 저수지인 공검지는 국내 논 습지 중 최초로 습지 보호 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상주/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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