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은 106호에서 시작되었다
오늘 밤은 106호에서 시작되었다
  • 등록일 2020.02.04 20:10
  • 게재일 202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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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행 숙

못된 아이들은 이렇게 항상 머리 위에서 논다, 106호 고독한 남자는 갑자기 참을 수 없었다. 천장이 아니라 천둥 같잖아. 오늘 밤은 조용해야 해.



오늘 밤은 쉬어야 해. 106호 고독한 남자는 206호 고독한 여자가 된다. 우리 집엔 애들이 없어요. 그리고 난 쭉 천장을 노려보고 있었어요. 306호는 살인사건 이후 칼 한 자루까지 사라졌잖아요.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집이 됐잖아요



그러니 우리는 좀 더 올라가 봐야 해요. 못된 아이들은 빠르게 기어올라요.



어디쯤에서 배꼽은 쑥 빠질까요? 옥상까지 올라온 우리들은 43명이다. 우리들은 일제히 하늘을 노려본다. 1206호 별빛같이 고독한 남자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아파트의 층간 소음 문제가 이 시의 모티브다. 아파트는 지독한 단절과 고립, 철저한 익명의 공간이다. 층간 소음은 일상적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그런데 106호, 206호로 불리는 층별 사람들은 그 소음의 근원을 찾으러 오르고 올라 옥상에 이르고, 거기서 하늘의 별을 찾게 되고 그들은 다시 지독한 고독의 위치로 되돌아가고 만다는 것이다. 단절된 도시인들의 서글픈 초상을 본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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