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엔 오곡밥·부럼으로 장수·풍년 기원
정월대보름엔 오곡밥·부럼으로 장수·풍년 기원
  • 윤희정기자
  • 등록일 2020.02.03 20:11
  • 게재일 2020.0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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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곡밥, 셋이 나눠먹으며 ‘화합’
신라시대 소지왕 때부터 먹기 시작
부럼, 자기 나이 수대로 깨물고
한번에 깨물어 무사태평 빌기도

잡곡밥

정월대보름은 일 년 열두 달 중 첫 보름달이 뜨는 날로, 달을 중요시하던 농경사회에서는 한해의 액운을 막고 풍년을 기원하는 중요한 명절이었다. 올해 정월 대보름은 2월 8일이다. 장수와 풍년을 기원하는 오곡밥과 부스럼 예방·치아 건강을 기원하는 부럼 깨기 등으로 액운을 몰아내고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해보자. 오곡밥의 기원과 영양성분, 만드는 법, 부럼을 깨는 견과류의 영양 성분을 소개한다.

 

잡곡
잡곡


△오곡밥


‘삼국유사’에 따르면 정월대보름에 오곡밥을 먹는 풍속은 신라시대부터 시작됐다. 신라 소지왕은 역모를 알려준 까마귀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해마다 음력 1월 15일에 귀한 재료를 넣은 약식을 지어 제사를 지냈다. 잣, 대추 같은 귀한 재료를 구하기 어려웠던 서민들은 오곡밥을 대신 지어 먹으며 한 해의 액운을 막고 건강과 풍년을 기원했다. 오곡밥은 성이 다른 세 사람이 나눠 먹어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셋 이상의 씨족들이 오곡밥을 나눠 먹으며 화합하고 산다는 뜻이 담겨있다. 오곡밥은 대개 찹쌀과 차조, 찰수수, 찰기장, 붉은 팥, 검은 콩을 넣어 짓는다. 다양한 색이 어우러져 보기 좋을 뿐만 아니라 색깔별로 갖는 건강기능성도 다양하다.

하얀색의 찹쌀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건강에 좋고 비타민 E를 함유하고 있어 피부 노화 예방에 도움이 된다.

노란색의 조와 기장은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고, 쌀에 부족한 식이섬유와 무기질, 비타민이 많이 들어있다.

붉은색의 팥과 검은색의 콩 껍질에는 안토시아닌이 풍부한데, 안토시아닌은 로돕신의 재합성을 촉진해줘 눈 건강 유지와 콜레스테롤 억제에 도움을 준다. 팥은 미리 한 번 삶고, 알갱이가 작은 차조는 뜸 들일 때 넣으면 더 맛있는 오곡밥이 된다.

갈색의 수수는 폴리페놀 성분이 높아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고, 혈당조절 기능을 하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 비만 등 생활습관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쌀과 잡곡의 비율은 7:3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몸이 찬 사람은 따뜻한 성질의 찹쌀, 콩을 늘리고,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팥과 같이 서늘한 기운의 잡곡을 늘리는 것이 좋다.

오곡밥을 맛있게 지으려면 잡곡의 알갱이 크기가 서로 다르므로 딱딱한 팥은 미리 삶아 두고, 알갱이가 작은 조는 마지막 뜸 들일 때 넣으면 더욱 좋다.

<재료(4인 기준)>

- 멥쌀 2컵, 찹쌀 1컵, 조, 수수, 팥, 검정콩 1/4컵씩, 소금 약간

<만드는 법>

① 멥쌀과 찹쌀은 물로 깨끗하게 씻어 1시간 이상 충분히 물에 불려 준비한다.

② 조, 수수, 검정콩 등 잡곡도 물에 불려둔다.

③ 팥은 깨끗이 씻어 냄비에 물을 넣고 팥이 터지지 않을 정도로 끓인다(팥 삶은 물은 버리지 말고 밥을 지을 때 사용하면 붉은 밥을 지을 수 있다).

④ 팥 삶은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밥물을 만든다.

⑤ 솥에 조를 제외한 쌀과 잡곡을 모두 넣어 섞은 다음 ④의 물을 넣고 밥을 짓다가 뜸 들일 때 조를 넣는다.

 

잡곡밥
잡곡밥

△부럼깨기

부럼은 정월대보름날 새벽에 깨물어 먹는 견과류를 말한다. 아침을 먹기 전에 이것을 까먹으면 한 해 동안 부스럼을 앓지 않는다고 했다. 부스럼은 피부에 나는 온갖 종기를 통틀어 일컫는다. 한국의 정월대보름에는 음식과 관련된 구역(驅疫)행사가 많이 행해졌는데 대표적인 행사로 부럼이 있다. 부럼은 정월대보름날 아침에 일어나서 밤이나 무를 깨물면서 일 년 열두 달 무사태평하게 해달라고 비는 것을 말한다.

부럼은 대개 자기 나이 수대로 깨물며, 여러 번 깨물지 말고 한 번에 깨무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한 번 깨문 것은 껍질을 벗겨 먹지만, 첫 번째 것은 마당에 버리기도 한다. 깨물면서 1년 동안 무사태평하고 만사가 뜻대로 되며 부스럼이 나지 말라고 기원하는데, 이렇게 하면 부스럼도 나지 않고, 이가 단단해진다고 믿었다.

밤은 모든 영양소가 고루 든 천연영양제다. 비타민B1은 쌀의 4배 정도이고, 칼슘 흡수를 도와 뼈를 강하게 하는 비타민D가 많다. 밤의 비타민C 함량은 100g당 12mg으로 견과류 중 제일 높다. 특히 생밤은 피부 미용에 좋다.

땅콩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었다. 불포화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려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낸다. 또한 심장병 예방에 좋은 레스베라트롤, 항산화 작용을 하는 파라쿠마르산 등 폴리페놀도 많이 들었다. 파라쿠마르산은 볶은 땅콩에 많아 생땅콩보다 볶은 땅콩을 섭취하는 게 좋다.

호두는 비타민 B1과 비타민 E가 많이 들어있어 혈액순환을 돕고 피부와 모발에 골고루 영양을 준다. 노화를 방지하고 머릿속을 맑게 해 두뇌가 활발히 움직이도록 도움을 준다.

잣은 빈혈에 좋다는 비타민B와 철분 등이 들어있기 때문에 빈혈을 예방하며 치료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불포화지방산이 들어 있어 콜레스테롤을 청소해줘 성인병과 동맥경화증에도 좋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삽화/이철진 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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