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간 전염’ 사실 확인되면서
중국서만 300여 명 확진 판정
韓·美·日 등 세계 곳곳 환자 발생
춘제기간인 24~30일 일주일간
중국내 감염자 입국 가능성 커
설 연휴 방역 비상 ‘긴장 고조’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국내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보건 당국에서 홍보에 나섰다. 22일 오후 포항 북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포항역에서 마스크와 예방대책 인쇄물을 나눠주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중국발 ‘우한 폐렴’이 태평양을 건넜다. 바이러스가 중국과 태국, 일본으로까지 퍼진 와중에 지난 20일 한국에 이어 대만과 미국에서도 첫 우한 폐렴 환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2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국외 우한 폐렴 확진 환자는 중국 우한시를 포함한 후베이성에 270명, 베이징 5명, 상하이 2명, 그 외 32명 등 중국에서만 309명이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 4명은 이미 사망했다. 그 외 태국 2명, 일본 1명, 대만 1명, 미국 1명이 우한 폐렴 확진 환자로 분류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일 중국인 여성 1명이 최초로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아 현재 격리치료 중이다. 다행히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확진은 아니지만 4명이 격리 중에 있고, 발병을 예의주시하는 ‘능동감시 대상자’도 33명이나 있다.

현 상황을 두고 중국에서 발병해 홍콩과 싱가포르, 캐나다 등 전 세계로 퍼져 700여 명의 사망자를 낸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사스)’ 또는 2012년도에 확산해 400명 이상의 환자가 사망한 ‘중동 호흡기 증후군(메르스)’에 비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사스, 메르스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지목됐는데, 우한 폐렴 역시 원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홍콩과 영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중국 내 감염자가 벌써 1천명을 넘겼다며, 알려진 것보다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우한 폐렴’의 사람 간 전염 사례가 확인되면서 공포감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 국가보건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일 중국중앙방송(CCTV)에 출연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이 확실하다”고 폭로했다. 동시에 중국에서는 우한 폐렴 환자를 진료하던 의료진이 무려 15명이나 감염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우한을 방문하지 않은 환자들이 우한 폐렴에 감염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설 명절기간이다. 이 기간 중국에서는 최대 명절 연휴인 춘제에 돌입한다. 올 춘제 연휴는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7일 동안이다. 중국인 수억명의 대이동이 시작되는데, 우한 폐렴 감염자의 우리나라 입국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무증상 잠복기 환자의 경우는 검역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아 보건당국의 감시체계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다만, 발병국인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사스와 비교해 우한 폐렴이 전염력과 위중도가 다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고, 사스의 경우 당시 중국 정부의 조직적 정보 은폐로 인해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추가 확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한편, 우한 폐렴은 우한시장 내 야생동물로부터 인간으로 전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현지에서 동물(가금류 포함) 접촉을 피하고 사람이 많은 시장 방문을 자제해야 하며, 불필요한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하고 호흡기 증상자(발열, 기침, 숨가쁨 등)와의 접촉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또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바로 검역관에게 신고하거나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 가까운 보건소에 상담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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