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사람, 많이 닮았고 많이 다르다
개와 사람, 많이 닮았고 많이 다르다
  • 등록일 2019.11.26 20:32
  • 게재일 2019.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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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탓하기 전에 먼저 우리의 몸짓과 소리를 먼저 돌아보자. 개의 문제행동들은 사실 사람들의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다.

모든 개들은 사람들의 작은 움직임까지도 정확히 감지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개들은 사람들의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끼리의 만남에서 상대방 눈썹의 작은 움직임에도 얼굴 표정의 변화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느끼는 것처럼 개들도 사람의 작은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사실 개는 소리보다는 손동작과 같은 시각신호에 더 쉽게 반응한다. 앞 또는 뒤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는 것을 사람들은 거의 알아차릴 수 없지만 개는 네온사인을 보는 것처럼 뚜렷하게 느낀다. 몸을 기울이는 방향의 변화는 개에게 매우 중요한데, 앞 또는 뒤로 1∼2㎝만 기울기가 달라져도 겁에 질린 길 잃은 개를 우리 쪽으로 유인할 수도 있고 쫓아버릴 수도 있다. 사실 개를 사람들 앞으로 오게 하려면 개로부터 돌아서거나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이름을 부를 때마다 개를 당신 앞으로 오게 하는 횟수를 늘릴 수 있다.

사람들이 개와 함께 있을 때 아무 생각 없이 하고 있는 모든 동작들, 즉 시각신호들은 개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개가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행동하는지는 인간이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살펴보면 부분적으로나마 밝혀낼 수 있다. 사실 사람들은 개가 사람과 너무나도 닮았다는 점 때문에 개에게 끌린다.

개는 사람들처럼 실수투성이고 다정하며, 혼란스러워하고 쉽게 실망하고 즐거움을 열망하고 친절과 작은 관심에 감사할 줄 아는데 이러한 공통점들이 사람과 개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람이 좋아하는 행동을 개도 좋아할 것이라 생각하여 실수를 하는 경우들을 보게 되는데, 많은 어린이들이 개를 안아주기 위해 팔을 뻗었다가 개에게 위협을 받거나 실제 얼굴을 물리는 사례도 보게 된다. 아이들은 개를 꼭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는 것이 따뜻한 사랑의 표현이라 생각하는 반면, 개는 그 포옹을 무례하거나 위세를 부리려는 위협적인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길을 가다 인사하고 싶은 개를 만나면 몇 걸음 떨어져 멈춘 후 정면보다는 옆에 서고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개를 무작정 쓰다듬어서는 안 된다. 길거리를 지나는 낯선 사람들이 너도나도 우리 몸에 손을 댄다면 어떤 기분일지를 상상해 보면 된다. 만약 개가 긴장하지 않고 평온한 상태로 다가온다면 개의 머리 위가 아닌 아래쪽에 손을 내려서 냄새를 먼저 맡게 해주어야 한다. 낯선 개들을 만질 때는 항상 턱 아래 또는 가슴을 만져야 하는데 절대 머리 위로 손을 뻗지 않아야 한다. 손을 펼쳐 누군가가 우리의 얼굴 쪽에 갑자기 손을 뻗어서 뒤통수를 만진다고 상상해 보면 그런일을 당하는 개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동훈
이동훈

오늘날 전 세계에는 약 4억마리의 개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의 개들은 유기농 식품, 그레인 프리 식품을 먹고, 개 전문 척추지압사, 개 전문 스파, 개 전용 탁아소와 유치원에서 놀고 연간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장난감을 소비하고 있으며, 고급화된 샴푸와 에센스를 사용하고 있다. 아이를 잘 낳지 않는 이 시대에 반려동물은 사회의 새로운 흐름과 트렌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 반려동물들을 떠나보낼 때 4억명의 사람들은 세계 어디에 살든 함께 깊은 슬픔을 느낀다.

신이 반려동물을 창조한 이유는 사람들에게 절대적인 사랑과 헌신, 조건없는 사랑을 깨닫게 해주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반려동물과 사람들은 많이 닮았고, 많이 다르다. 사람이 개에게 보여주는 행동들이 개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지, 더 많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서라벌대 반려동물학과 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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