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두 초선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촉발된 여야 정당들의 개혁 이미지 전쟁이 불꽃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공천 레이스에서 이탈한 두 의원의 참회록 내지는 당 운영에 대한 쓴소리들이 여론의 공명을 일으키면서 역설적으로 소속정당에 보탬이 되는 형국이다. 상대적으로 속도가 늦은 자유한국당이 문제다. 내년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개혁’ 경쟁력이 승패를 가를 조짐이다.

인적 쇄신이 정치의 질을 높이는 무조건적 지표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역대 선거의 결과가 이를 시사한다. 지난 총선 당시 현역 의원 교체율이 33.3%였던 민주당은 32.8%였던 새누리당을 누르고 승리했다. 2012년 17대 총선 때는 현역 물갈이 비율이 41.7%였던 새누리당이 37.1%였던 민주당에 승리를 거뒀다.

최근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보수 지지층은 현역교체 찬성 의견이 68%, 반대 의견은 15%로서 인적 쇄신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이는 여당 지지층의 45%(찬성) vs 40%(반대)와 큰 차이다. 한국갤럽이 최근 조사한 ‘정당 호감도’에서도 한국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62%로 압도적 1위였다.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28%에 불과했다.

‘제1야당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을 국민은 다 아는데 정작 한국당 의원들만 모르는 것 같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총선 불출마 뜻을 밝혔던 의원들마저 말을 뒤집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패스트트랙 참여 의원의 공천 가산점을 놓고 갈팡질팡하고, ‘조국 낙마 축하’ 표창장 파티로 빈축을 샀다. 황교안 당 대표의 미국방문 여부를 두고도 오락가락이다.

물론, 살아 있는 정당이라는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기는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중진들을 비롯한 대다수가 ‘친문(親文) 선명성’ 경쟁에만 몰두하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한국당을 대안이라고 여기는 민심은 아직 미풍도 못 만들고 있다. 언제까지 “분노한 국민이 나서서 떠 먹여주는데 한국당은 제대로 삼킬 줄도 모른다”는 혹평을 들을 참인가. ‘개혁 이미지’ 전쟁에서 지는 정당은 내년 선거에서 무조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