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파열 직전까지 증상 없지만 터졌다면 90% 사망
혈관 파열 직전까지 증상 없지만 터졌다면 90% 사망
  • 전준혁기자
  • 등록일 2019.05.28 19:45
  • 게재일 2019.0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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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의 시한폭탄
복부대동맥류

복부대동맥류 수술 장면.  /포항세명기독병원 제공
복부대동맥류 수술 장면. /포항세명기독병원 제공

뱃속의 시한폭탄이라 불리우는 복부대동맥류. 비교적 뇌동맥류에 비해 덜 알려져 있지만 치명적인 정도는 뇌동맥류 못지않다. 복부대동맥류가 얼마나 위험하며 왜 조기진단이 필요한지에 대해 알아보고, 이와 관련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봤다.

대동맥 벽 약해져 직경 늘어나는 질병
파열시 대량 출혈 발생
환자의 41%만 살아서 병원 도착
흡연·고혈압·남성·음주·비만 등이
발생 요인… 드물게 감염·염증
급작스런 복통·요통 발생
평소 복부에 심장 뛰듯
맥박 느껴지면 위험
조기검진 반드시 필요


□ 복부대동맥류 왜 위험한가

복부대동맥류는 뇌동맥류보다 널리 알려지지 않아 이 질환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뇌동맥류 이상으로 생명과 직결된 질환이 복부대동맥류이고 의학계에서는 ‘뱃속의 시한폭탄’이라는 칭하며 그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복부대동맥류는 복부 내에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 벽이 여러 원인에 의해 약해져서 직경이 정상의 50% 이상 늘어나는 질병이다.

정상 복부대동맥의 직경은 2∼2.5㎝ 정도인데 통상적으로 3㎝ 이상이면 복부 대동맥류로 진단하며, 5㎝ 이상일 경우에는 수술적인 치료를 요한다.

복부대동맥류가 위험한 것은 파열되면 순식간에 대량 출혈이 발생하기 때문이며, 지금까지의 통계에 의하면 복부대동맥류 파열 환자의 41% 만이 살아서 병원에 도착하고, 살아서 도착한 환자의 80∼90%가 사망에 이를 정도로 무서운 병이다.

복부대동맥류의 원인은 대동맥 벽의 동맥경화 등의 노화에 의한 퇴행성 병변인 경우가 가장 많으나, 드물지만 감염, 결체조직질환, 염증성 원인, 외상 등에 의해 생길 수 있고 원인이 불명확한 경우도 있다. 복부 대동맥류 발생의 위험인자는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남성, 음주, 비만 등이다.

복부대동맥류의 진단은 종합검진과 같은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거나 파열된 이후에야 진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외에는 별 증상 없이 있다가 복부에서 덩어리(종괴)가 만져지거나 심장이 뛰는 것처럼 복부 쪽에 박동하는 느낌과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게 된다.

문제는 이처럼 환자 본인이 증상을 느낄 정도가 되면 복부대동맥류가 파열 전 단계까지 진행돼 있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파열 전에 병원을 찾는 것은 다행스러운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수술 전 복부 CT에서 관찰되는 파열된 복부 대동맥류.
수술 전 복부 CT에서 관찰되는 파열된 복부 대동맥류.

복부대동맥류가 파열되면 갑자기 복통이나 요통이 심하게 발생하면서 쇼크 상태로 빠지기도 한다. 평소 복부에 맥박이 느껴진다거나 종괴가 있던 사람이 갑자기 심한 복통을 호소한다면 동맥류 파열을 가장 먼저 의심하고 가능한 한 빨리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복부대동맥류는 크기가 작고 파열의 위험이 낮다고 진단되면 위험인자만을 조절하며 지켜볼 수 있다.

그리고 크기가 5㎝ 이상일 경우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갖춘 병원에서는 비교적 안전하게 비 침습적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복부대동맥류가 파열됐다면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며, 수술을 하더라도 수술 도중 사망률이 50%에 이를 정도로 매우 치명적이다.

복부대동맥류 수술적 치료는 개복해 복부대동맥류 발생 부위를 인조혈관으로 대체하는 전통적인 수술 방법과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 혈관조영을 통해 방사선으로 투시하면서 스텐트·도관을 삽입하는 방법이 있다.

개복적인 수술은 개복에 따른 복강 및 폐·심혈관계 합병증이 스텐트 이식술보다 높다. 스텐트 이식술은 개복복원술에 비해 비교적 안전한 방법으로 회복이 빠르고 수술에 따른 합병증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술 후 6∼12개월 간격으로 초음파나 CT를 통한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치료방법의 결정은 환자의 상태에 맞춰 진행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진단이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로 모든 병원에 복부대동맥류 파열을 수술치료 할 수 있는 의사가 없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복부대동맥류 스탠트 시술 후 3D CT 사진.
복부대동맥류 스탠트 시술 후 3D CT 사진.

□ 치료는 어떻게 하나

다행히 포항지역에는 포항세명기독병원이 복부대동맥류 수술이 가능한 의료진과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갖추고 있어 치료가 가능하다.

복부대동맥류의 진단과 치료에 대해 포항세명기독병원 흉부외과 윤경찬 부장에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최근 개복술과 스텐트·도관삽입술을 동시에 진행해 성공적으로 치료한 사례를 통해 복부대동맥류의 위험성과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경찬 부장이 치료한 환자는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 72세 남성으로, 내원 4시간 전부터 시작된 복통을 이유로 응급실을 내원했다.

도착 당시 환자는 의식은 있는 상태였으나 저혈압에 의한 쇼크 상태였고 응급실에서 촬영한 복부CT 결과 복부 대동맥류의 파열, 복강 내 대량출혈과 혈종이 확인됐다. 또한, 복부 대동맥류와 하대정맥사이에 누공이 형성돼 있는 것이 발견됐다.

수술은 복부대동맥혈관내로 스텐트 이식술(EVAR)을 먼저 시행해 출혈에 의한 쇼크 상태를 안정시킨 후 개복해 복부 대동맥류와 하대정맥사이에 형성된 누공을 봉합했다.

포항세명기독병원 흉부외과 윤경찬 부장.
포항세명기독병원 흉부외과 윤경찬 부장.

수술 후 복부구획증후군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환자로 판단돼 7일간 개복한 상태로 환자의 활력증후를 살폈고, 수술 후 8일째 개복한 복부를 재봉합했다. 수술 후 특별한 합병증 없이 33일째 퇴원했다. 해당 환자의 증상은 하대정맥과 누공을 형성한 복부 대동맥류의 파열로, 하대정맥과 누공을 형성한 복부 대동맥류의 발생빈도는 복부 대동맥류환자의 1% 미만이고, 파열된 복부 대동맥류환자의 3∼7%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하대정맥과 누공을 형성한 복부 대동맥류 환자의 35%에서 울혈성 심부전이 발생하며 심할 경우, 심인성쇼크가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윤경찬 부장은 “복부대동맥류라고 모두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복부대동맥류도 조기 발견해 그 크기가 작은 경우에는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조절하며 경과를 지켜볼 수 있다”며 “복부대동맥류의 가장 큰 문제는 파열 직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다는 것이므로 본인이 느끼는 증상에 대한 의심을 진료를 통해 꼭 확인해 건강을 지켜나가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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