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작가가 읽은 세계문학’

김연수·김애란 등 지음·문학동네 펴냄
문학· 8천800원

출판사 문학동네는 세계문학 고전을 읽은 한국 작가들의 서평을 엮어낸 책 ‘한국 작가가 읽은 세계문학’을 증보판으로 새롭게 펴냈다.

문학동네는 앞서 한국 대표 작가들이 좋아하는 세계문학 작품 감상을 독자와 함께 나누는 네이버 카페를 운영하고 그 결과물을 2013년 책으로 처음 출간한 바 있다. 초판은 ‘안나 카레니나’부터 ‘은둔자’(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0)까지 총 97편의 서평을 담았다.

이번 증보판은 기존 판본에 ‘불타버린 지도’(세계문학전집 111)부터 ‘제5도살장’(세계문학전집 150)까지 서평 34편을 더했다.

이 책에 함께한 작가는 모두 134명. 황석영, 황정은, 편혜영, 정지돈, 정세랑, 임현, 이기호, 손보미, 성석제, 김영하, 김애란 등 소설가와 허수경, 정끝별, 이병률, 심보선, 유희경, 박연준 등 시인, 황종연, 신형철, 서영채, 김형중, 권희철 등 문학평론가, 사회학자 정수복, 김홍중, 싱어송라이터 루시드 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작가들이 참여했다.

여러 분야의 많은 필자들이 참여한 만큼 비평, 에세이,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쓴 짧은 소설, 등장인물에게 보내는 편지, 작품 구절을 따서 지은 시 등 글의 형식 또한 필자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하며, 각 필자가 어떤 작품을 골랐는지 살펴보는 재미도 남다르다.

감각적인 스타일이 돋보이는 소설가 백영옥은 고전 중의 고전‘안나 카레니나’를, 가만가만 내면을 응시하는 소설가 이혜경은 소설가 김영하의 번역으로 만나는 ‘위대한 개츠비’를, 거침없고 솔직한 시어로 자기만의 시세계를 구축한 시인 김민정은 영문학의 마녀로 불리는 앤절라 카터의 소설집 ‘피로 물든 방’을, 불행과 고통 속에 있는 인간에게 깊이 공감하는 소설가 김애란은 강제노동 수용소에서의 참상을 시적 언어로 승화시킨 헤르타 뮐러의 ‘숨그네’를 골랐다. 이번 증보판에는 사소한 풍경에서 삶의 비의를 포착해내는 시인 이규리가 읽은 페소아의 고백적 단상 ‘불안의 책’, 인간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간직한 소설가 최은영이 읽은 앨리스 먼로의 마지막 걸작 ‘디어 라이프’ 등의 이야기가 더해졌다. 모든 글의 끝에는 해당 작품과 원작자 소개를 덧붙여 독자의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돕고자 했다. /윤희정기자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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