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불교문화관 건립·포교 주력”
“포항불교문화관 건립·포교 주력”
  • 윤희정기자
  • 등록일 2018.01.31 21:00
  • 게재일 2018.0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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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철산 보경사 주지
▲ 포항 보경사 주지이자 포항불교사암연합회장인 철산 스님은 불교의 가르침을 깨우치기 위해서는 증득(證得)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희정기자

전국선원수좌회 의장을 역임하고 포항 보경사에 보경선원을 지어 선원장으로 수행정진하는 철산(鐵山) 스님(보경사 주지)은 선승으로 신망이 두텁다. 또한 직접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활발한 활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영농조합법인에선 장뇌삼 진고, 민들레 조청을 제조해 복지관 등에 나누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는 포항불교사암연합회장 직을 맡아 강한 리더십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구심점이 돼 왔다. 선원장과 주지, 두 몫 외에도 사암연합회장까지 해내야 하는 스님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새해 들어선 종파에 따라 서로 화합하기 쉽지 않은데 종교간 협조로 `기독교·천주교·불교 합동 신년 교례회`도 주최했다. 철산 스님은 앞서 11·15 포항지진이 발생했을 때에는 지진 복구 성금 모으기에도 앞장섰다. 철산 스님의 삶은 이렇게 불교를 책상물림으로 두지 않고 현장에서 실천하는 이(理)와 사(事)에 투철한 수행자다. 그가 불교계와 사회로부터 이 시대의 어른으로 두루 존경받는 이유가 그것이다. 불가에서 말하는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위로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 중생을 구한다)의 삶을 살고 있는 철산 스님을 지난 31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깨달음으로 세상에 헌신할 것
상구보리 하화중생 삶 실천도
자비로운 미소 베푸는 해 되길

-보경사 주지 스님으로 지난 2013년 12월 취임하신 이후 보경선원을 지어 전국 스님들의 수행처, 기도처로 각광받고 있는데요.

△제가 보경사로 오기 전에 주지로 있었던 문경 대승사 대승선원은 하루 평균 10시간 정도 정진하는 여느 선원과는 달리 하루 14시간씩 가행정진하는 곳으로도 유명했습니다. 안거 기간 중 21일 동안은 하루도 잠을 안자고 화두를 드는 선승이 많을 정도였죠. 10분만 자리를 비워도 방석을 치워 버리는 대승선원임에도 이곳을 찾으려는 납자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보경사에 와서 보니 스님들이 각자의 수행을 돌아보고 살피는 곳으로 이 곳만큼 좋은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보경영농조합도 세우셨는데요.

△대승사 영농법인 이야기를 또 하게 되네요. 2007년에 대승사 영농법인을 세웠지요. 이 법인을 통해 각종 장과 도자기, 차, 조청, 산양삼 등을 만들어 팔기도 하고 어려운 이웃들과 나눴죠. 관람료를 받지 않는 대승사가 절 살림을 꾸려가기 위한 고육지책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경사에 오니 그동안 해오던 일이었고 해야 하기에 다시 시작하게 됐지요. 더욱이 사찰이 지역과 더불어 상생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이고 보경사 대중과 함께 하는 일이고,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어려울 것 없습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11·15 포항 지진 이재민 성금으로 1천만원을 쾌척하시고 자원봉사활동도 펼치셨는데요.

△포항불교사암연합회 등 불교계는 11·15 포항지진 이후 지진피해를 돕기 위해 2주 넘게 자원봉사를 이어갔습니다. 흥해공고에 자원봉사 부스를 마련해 보경사와 오어사, 문수사, 황해사 등 포항지역 12개 사찰은 봉사 순서를 정해 흥해공고 이재민들에게 점심과 저녁 봉사를 했습니다. 이와 함께 포항불교사암연합회는 포항 지진 이재민들을 위해 성금 1천만원을 BTN붓다회에 전달했습니다. 이밖에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와 포항기독교교회연합회와 함께 포항 지진 피해 극복을 위해`전국적 종교행사 포항 유치` `포항으로의 종교 순례` `죽도시장과 흥해시장을 포함한 포항 전통시장 방문 유도` 등에 힘을 합치기로 하고 노력했습니다.

-새해 들어서는 포항불교사암연합회가 주최해 포항 지역 불교계와 천주교, 기독교가 처음으로 합동 신년교례회를 갖고 힘찬 발걸음을 시작하셨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요.

△포항불교사암연합회 주관으로 포항 UA컨벤션 그랜드볼륨에서 열린 `2018년 포항지역 기독교 천주교 불교 신년교례회`는 그야말로 상생과 화합의 자리였습니다. 특히 지역 3개 종교 지도자와 신도들이 함께 모여 신년 하례를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종교계가 화합과 상생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는 전국의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단합과 화합을 통해 지진 극복과 포항지역 경제활성화를 이뤄 우리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자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앞으로 기독교, 천주교, 불교는 정기모임 외에도 합동산행을 가지는 등 어려운 일도 함께 힘을 모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3월 포항불교사암연합회장에 선임됐습니다. 임기동안 어떤 일들을 실행할 계획이십니까.

△첫째는 불교포교에 전념하는 것이고 둘째는 포항불교문화관을 건립하는 일입니다. 그동안 사암연합회에서 부처님오신날 대축제, 성도재일 법회 등을 통해 불교의 사회적 역할을 성의껏 해왔지만 아직도 해야 할 사업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스님과 불자들이 한마음이 돼야 합니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처럼 불자로서의 삶이 일상이 돼야 합니다. 그래야 이 땅에 자비와 평화가 불퇴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포항불교문화관 건립도 중요합니다. 불교 자료들이 산실되기 전에 한데 모아서 역사적인 기록으로 남겨야하고 단체들도 하나로 묶을 필요가 있습니다. 문화관이 건립된다면 불교의 역사가 시민의 삶에 흡수되는 시키는 살아있는 삶의 현장으로 자리매김 할 것입니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종교가 설자리를 잃고 있다는 주장들이 많습니다. 불교란 무엇일까요.

△불교는 깨달음과 가르침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습니다. 가령 우리가 자신의 이름이 누구에겐가로부터 불려질 때 “녜”라고 대답하는 것-부르는 줄 알고 대답하는 것-, 바로 그것이 불교입니다. 불교 유식론의 요체인 반야심경에서 불생불멸(不生不滅)이라고 했듯이 스스로 태어나고 스스로 죽는 것은 없습니다. 잠 잘때 잠자는 줄 모르고 깨어났을 때 잠 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깨달음이란 스스로 본능적으로 아는 것입니다. 특별히 무엇을 공부해서 아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아는 것입니다. 나도 깨닫고, 남도 깨닫게 함으로써 너와 나 모두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 깨달음이 충만한 세상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불교는 인간의 현실과 동떨어진 관념의 세계가 아니라 현실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구체적인 현실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종교여야 합니다. 부처님 이후에도 수없이 많은 조사님들, 깨달음을 이뤄내신 수많은 불제자들이 있어왔습니다. 출가자는 물론이고 재가자에게도 깨달음은 있어왔습니다. 누구라도 존재에 대한 이법(理法)을 명료(明了)하게 통찰하고 그 깨달음을 온몸으로 증득(證得)하면 그것이 깨달음의 영역입니다. 그리고 그 깨달음을 방편으로 세상을 위해 헌신해야 합니다.

-무술년 새해를 맞아 불자들에게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참선이 종교·철학·과학을 초월해서 정신문화의 꽃”이라며 참선 수행의 소중함을 강조했던 선지식 선승들의 가르침처럼 수행하는 선승이나 재가불자 모두가 스스로 수행의지를 다잡으며 정진을 거듭하면 좋겠습니다. 매년 새해가 되면 절기에 따른 동물들의 특징과 지혜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올 한해 우리의 감각기관이 동물적인 본성이 날뛰지 못하도록 잘 감시해야합니다. 이를 잘 다스려 불성을 발현시키고 임제 스님과 서옹 스님께서 말씀하신 참사람의 세상을 열어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미처 표현하지 못했던 따뜻한 말 한마디, 자비로운 미소를 베푸는 한해가 됐으면 합니다. 알면 반드시 실천하는, 지행이 합일되는 그런 삶을 서원합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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