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법인세 인하와 증시
미국의 법인세 인하와 증시
  • 등록일 2017.12.11 21:00
  • 게재일 201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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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주<br /><br />한동대 교수
▲ 김학주 한동대 교수

미국의 법인세율을 35%에서 20%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하는 트럼프 감세 안이 상원을 통과했다. 사실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의 무리수에 얼마나 동조할지 몰랐는데 트럼프가 2020년 재선을 위해 과욕을 부리는 것처럼 공화당 의원들도 재집권이 그 만큼 중요했나 보다.

미국의 법인세율이 이렇게 낮아지면 S&P 500 기업들의 이익이 12%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투자 매력을 잃지 않으려는 이웃나라의 세금 인하를 부추겨 도미노처럼 세계적인 세금인하로 이어지고, 이로 인한 기업이익 증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기업이 세금을 줄여 그 돈으로 배당을 더하면 대주주를 비롯한 부자들의 배를 채워 준다. 그런데 이렇게 세수가 줄어 정부의 빚이 늘어나면 누가 갚나? 일반 서민이 갚아야 한다. 아니면 청소년이나 어린이 등 다음 세대의 주역이 떠 안아야 한다. 결국 감세로 인해 혹시 주가는 오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부가 부자들에게 이동하는 것 이상의 의미는 기대할 수 없다.

트럼프는 미국의 세금 부담을 낮춰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면 해외에서 노는 미국기업 잉여자금들이 미국으로 건너 와 일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그 돈들이 놀고 싶어 노는 것이 아니다. 투자 기회가 없기 때문에 쉬고 있을 뿐이다. 사실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자금을 간접적으로 미국에 투자할 수 있는 편법도 있다. 결국 트럼프가 원하는 만큼 돈이 미국으로 유입되지는 않을 것이며, 미국으로 들어간 자금도 투자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미국 내의 자금이 밖으로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왜냐하면 트럼프가 속지주의 세제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은 미국기업이 해외에서 낸 이익에 대해 본국과 똑같이 과세를 하되 이익의 본국 송환시기까지 유예를 해주었는데 이제는 세금을 안 내도 된다는 것이다.

지금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버뮤다, 아일랜드 등 세금회피 지역을 이용해 해외에서 지불하는 세율은 평균 6%로 추정된다. 미국 정부가 법인세율을 20%로 내려 주고 여기에 세금감면을 감안해도 6%보다 낮을 수는 없지 않은가. 결국 미국 돈들이 해외로 나와 놀러 다닐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지금 트럼프를 주목하는 것은 공화당 의원들이 동조했다는 사실이다. 즉 앞으로 있을 트럼프의 무리한 재정지출도 현실화될 가능성을 보는 것이다. 세금감면 효과가 미국의 경기를 움직이지 못하더라도 공격적인 재정지출을 통해 강제적으로, 그리고 인위적으로 구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기술주가 약세를 보이는 대신 금융주, 소재주 등 구경제 관련주들이 꿈틀거렸고 증시의 무게중심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돌아왔다. 특히 미국은 무리한 세금감면과 재정지출로 인해 국가부채가 늘어날 경우 그 동안의 세제혜택을 줄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즉 IT기술에 대한 정부차원의 R&D 축소,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관련 보조금 삭감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그 결과 최근 기술주와 신재생에너지 관련주가 급락하기도 했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렇게 미국 이기적인, 그리고 구경제 중심의 정책에는 너무 많은 부작용이 따른다. 따라서 추세적으로 진행되지는 못할 것이다. 상대적인 수익률에 신경을 써야 하는 기관투자가는 이런 단기 모멘텀을 이용할 수 밖에 없지만 일반 투자자들이 따라 하기는 무리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모멘텀이 진행될 신경제 관련주를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단, 지금은 잠깐 팔았다가 다시 들어오는 것도 감안해보자. 왜냐하면 트럼프가 건드려서는 안될 곳을 자꾸 건드리고 있어서 증시가 급락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산가격에 거품을 만드는 구조적인 원인은 인구 구조에 있지만 가끔 정치가 쇼크를 줄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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