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는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중국 소비는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 등록일 2017.11.20 21:02
  • 게재일 201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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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주<br /><br />한동대 교수
▲ 김학주 한동대 교수

일각에서는 반도체 시황이 꺾일 경우 한국 증시를 유지하려면 자동차, 화학, 정유 그리고 은행 주가가 지금의 2배는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중국 중심의 성장이 나타나야 가능하다. 미국이 금리를 천천히 올려서 금융시장을 안정시켜 주면 위안화 가치가 절상될 것이고, 중국인들의 구매력이 강해진다는 논리를 깔고 있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트럼프는 미국 우선(America First)을 주장한다. 미국이 이렇게 이기적이 된다는 것은 미국의 글로벌 장악력이 떨어짐을 의미하고, 이는 달러약세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통화의 가치를 평가할 때 해당국가 주력 기업들의 경쟁력을 관찰한다. 이것이 장기 실질금리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주요기업들이 신경제의 핵심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바, 이 부분은 분명히 달러강세 요인이다.

그러나 문제는 글로벌 경제가 커지며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작아지는 것이다. 미국이 건강하지만 신흥국가보다 성장이 빠른 것은 아니지 않은가? 즉 이제는 세계경제가 미국이 혼자 끌고 가기 어려울 정도로 커져 버린 것이다.

그래서 돈이 미국을 떠나 중국, 일본, 신흥시장 등에서 일해야 한다는 것, 즉 새로운 곳에 투자되어야 하는 것이다. 알리바바의 마윈은 중국 소비가 세계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희망을 심어주기도 했다. 정말 중국은 소비를 빠르게 늘리며 침체에 빠진 세계경제를 구원할 수 있을까?

중국 소비의 잠재력은 먼저 중상위 소득층과 최상위 계층이 두터워진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은 판매단가가 높은 물건들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을 가졌는데 소비성향이 낮은 것이 문제였다. 그런데 알리바바처럼 디지털을 통해 풍부한 구매정보와 편리한 결제수단을 제공하면 소비성향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또한 요즘 젊은이들은 소비성향이 높다. 어차피 자산소득은 그들의 것이 아니므로 저축 대신 삶의 질을 선택하는 것이다. 중국의 젊은이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그들이 별로 돈이 없다는 것인데 빚을 늘릴 수 있게 해 주면 소비가 증폭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수반된다. 먼저 구경제 위주의 중국 소비는 중국의 인건비 상승을 유발한다. 중국은 가장 큰 수출국이므로 그들의 인건비 상승에 따른 인플레도 세계로 수출될 것이다. 또한 대기 오염도 문제다. 중국경제가 들썩일 때마다 지구 온난화 수치는 올라간다.

트럼프는 중국 소비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겠다고 유혹할 것이다. 만일 중국정부가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2012년 같은 중국 중심의 구경제 수퍼사이클(super cycle)이 잠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인플레를 만들며 시중자금 회수의 부담과 증시 붕괴라는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할 것이다. 즉 보암직하지만 건드려서는 안 되는 아담의 선악과와 같다.

다행히 중국 정부는 리만사태 이후 미국의 유혹에 속아 무분별한 투자를 했다가 부실만 떠안은 과거의 아픈 교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리석은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신경제가 결실할 때까지 과소비를 줄이고 기다리는 지혜를 가져야 하며, 그 때가 빨리 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증시의 중심도 신경제에서 구경제로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만일 구경제 쪽으로 한번 더 생기가 돈다면 그것은 한국이 마지막으로 구경제를 줄일 수 있는 기회다. 2012년께 중국이 구경제 수퍼사이클을 만들었을 때 한국은 산업구조를 신경제 쪽으로 개편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고, 오히려 설비증설을 해서 부실을 더 키웠다. 다시는 그런 어리석음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반도체 경기가 꺾이기 전에 신성장동력을 확실히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변화를 싫어하는 공무원들의 반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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