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수녀는 오는 9월 4일 성인으로 추대된다. `2가지의 기적`이라는 조건을 충족시켰는데, 한 암환자와 한 뇌종양환자가 `테레사 수녀의 이름으로` 기도해 치유됐다. 세상사람들은 그런 기적보다 그녀의 일생을 더 추앙한다. “남에게 좋은 일을 할때는 말없이 해라. 바다에 돌을 던지듯이 말이다” 어머니의 그 말은 그녀를 수녀의 길로 이끌었고,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란 성서 말씀은 평생의 지표가 됐다.

그녀는 빈민가로 들어갔다. 수녀복을 벗고 푸른 줄무늬가 있는 흰 사리를 입었다. “아무도 돌봐주는 이 없는 가난하고 병 든 사람을 위해 일하라고 하나님은 나를 선택하셨습니다” 이 신념 하나 밑에서 일생을 살았다. 그녀의 묘비에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회도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의 말씀이 새겨져 있다.

오드리 헵번은 1929년 5월 벨기에에서 태어나 1993년 1월 스위스에서 영면했다. 잔병치레 많고 깡말랐던 그녀는 부모가 이혼하자 조부모 밑에서 자랐고, 영국 발레학교를 나와 모델로 살다가 영화계에 진출했으며, 24살 되던 해 영원한 명작 `로마의 휴일`을 찍는다. “열 번, 스무 번을 봐도 계속 재미 있고 새롭게 느껴지는 영화”라는 점과 오드리 헵번을 아직도 살아 있는 여인으로 `착각`하게 만든 것이 `2가지 기적`이다. 그러나 그녀가 만든 진정한 기적은 말년 5년 사이에 이뤄졌다.

58세 되던 해 그녀는 대장암에 걸리지만 병원 대신 아프리카와 남미로 달려간다. 유니세프 명예대사가 되어 굶어죽고 병들어 죽는 아이들에게 밥을 얻어 먹이는 일을 했다. 모든 여배우들은 자신의 늙은 얼굴을 TV앞에 내놓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는 초췌한 모습을 거침 없이 드러내놓고 “이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려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사람들은 그런 모습을 “`로마의 휴일`에서 본 얼굴보다 아름답다”고 했다.

그녀는 두 아들에게 이런 유언을 남겼다. “사람은 두 손을 가졌다. 하나는 나를 위해, 다른 하나는 남을 위해 쓰라고.”

/서동훈(칼럼니스트)

    서동훈(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