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자유형 200m 첫 격돌
`금 사냥` 기선제압 관심집중
자유형 400·1,500도 맞붙어

▲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수영에서 금메달을 다투게 될 한국의 박태환(왼쪽)과 중국 수영스타 쑨양이 지난 17일 인천 문학박태환 수영장에서 훈련을 하던 중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 수영의 저력을 세계에 알린 박태환(25·인천)과 쑨양(23·중국)이 2년 만에 다시 격돌한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최고의 빅매치로 꼽히는 둘의 맞대결이 대회 개막 후 이틀째인 21일 드디어 시작된다.

박태환과 쑨양은 21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리는 남자 자유형 200m에 나란히 출전한다. 이 둘은 이번 대회 개인 종목에서는 자유형 200m·400m·1,500m 세 종목에서 맞붙는다.

21일 자유형 200m를 시작으로 23일 자유형 400m, 26일 자유형 1,500m에서 둘의 피할 수 없는 승부가 펼쳐진다. 남자 자유형 200m는 이번 대회 경영에서 첫 번째 금메달이 나오는 종목이다. 특히 박태환과 쑨양의 대회 첫 대결이어서 누가 기선 제압에 성공할지 관심이 많은 경기다.

박태환은 이미 이 종목에서 2006년 도하 대회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에 우승하면 대회 3연패의 금자탑을 쌓는다.

박태환과 쑨양은 아시아 수영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영웅들이다. 박태환은 수영 불모지 한국에 2회 연속 2개씩의 올림픽 메달을 안겼고, 쑨양은 2012년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우승하며 중국 남자 수영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박태환과 쑨양의 라이벌 관계가 형성된 것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다. 둘은 세 종목에서 대결해 박태환이 자유형 200m와 400m, 쑨양이 자유형 1,500m 금메달을 나눠 가졌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박태환은 주 무기인 스피드를 살리려고 최장거리인 자유형 1,500m는 포기하고 200m와 400m에 집중했다. 그 뒤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박태환은 자유형 400m, 쑨양은 자유형 800m와 1,5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쑨양은 자유형 400m에서는 `1번 레인의 기적`을 일군 박태환 때문에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당시 박태환은 예선에서 페이스 조절에 실패, 전체 7위로 결승에 올라 1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1번 레인은 상대 견제가 쉽지 않고 물살의 영향도 적지 않지만 박태환은 이에 굴하지 않고 드라마처럼 금메달을 땄다.

둘의 메이저 대회 마지막 맞대결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이뤄졌다. 당시 박태환은 자유형 400m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릴 정도로 준비를 잘했고 몸 상태도 좋았다. 하지만 예선에서 석연찮은 실격 판정이 내려졌다가 번복되는 과정을 겪은 박태환은 결승에서 이를 딛고 역영을 펼쳤지만 쑨양에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을 챙겼다.

자유형 200m에서는 박태환과 쑨양이 100분의 1초까지 똑같은 1분44초93의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쳐 공동 은메달을 수확하기도 했다. 쑨양은 자유형 1,500m에서 14분31초02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해 2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는 박태환이 출전하지 않아 둘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쑨양은 자유형 800m와 1,500m는 물론 디펜딩챔피언 박태환이 빠진 자유형 400m에서도 정상에 올라 아시아 출신으로는 처음 3관왕을 차지했다.

런던올림픽 이후 2년 만에 인천에서 이뤄질 재회에서는 과연 누가 웃게 될지 시선이 쏠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