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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똥풀

등록일 2014-08-08 02:01 게재일 2014-08-0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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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기똥풀은 양귀비과 두해살이풀로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과 정성이다.
왜 꽃 이름에 `똥`이라는 글자가 붙었을까? 애기똥풀의 줄기를 꺾으면 나오는 노란색 물의 모양이나 색깔이 마치 아기의 똥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애기똥풀은 독풀이다. 백굴채라는 이름으로 꽃부터 뿌리까지 모두 한약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꽃에는 그리스의 전설이 담겨 있다. 옛날, 눈을 뜨지 못하는 불쌍한 새끼제비가 태어났다. 안타까워하던 어미 제비와 아빠 제비는 새끼제비가 눈을 뜨는 게 소원이었다. 새끼제비를 위해 약초를 찾으러 다니다가 아빠 제비는 뱀에게 물려 죽고 말았다. 남편을 잃었지만 어미 제비는 슬퍼할 틈도 없었다. 드디어 어린 새끼의 눈을 뜨게 해 줄 약초를 구했다. 약초의 줄기 속에 있는 노란 물을 새끼제비의 눈에 발랐다. 새끼제비는 다른 제비들처럼 눈을 뜰 수 있었고 건강하게 자라서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다. 한 선녀가 하늘나라의 법을 어기고 임신을 해서 땅으로 내려와 아기를 낳았다.

땅에 오래 머물 수 없는 선녀는 방금 아기를 낳은 마음씨 착한 부부가 사는 집 문 앞에 두고 하늘나라로 올라갔다. 부부는 가난했지만, 함께 잘 키웠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기저귀를 빨려고 하면 똥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깨끗한 기저귀만 남아 있었다. 아이가 백일을 맞았다. 그날 밤, 꿈속에서 선녀가 나타나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이제부터 자기가 키우겠다고 말했다.

잠에서 깬 엄마는 아이가 사라진 것을 알았다. 슬펐지만 하늘나라에 가서 행복하게 살 것이라 여기며 마음을 달랬다. 이듬해 봄, 처음 아기가 놓였던 문 앞에 노랑꽃이 피었다. 잎은 부드러웠고, 줄기에서는 노란 물이 나왔다. 사람들은 아이를 생각하며 애기똥풀이라고 불렀다.

김한성<수필가·전 청천초등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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