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불편한 관계된 공화당과 협상 난항 겪을 것”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하와이 진주만 공동기지에 도착해 에어포스원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하와이에서 휴가를 보내다가 재정절벽 협상을 위해 워싱턴으로 복귀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남은 휴가를 보내기 위해 가족과 다시 하와이로 돌아왔다. 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정 절벽(Fiscal cliff)`을 막기 위한 협상 과정에서 승자로 분류되고 있지만, 그 때문에 생겨난 문제들이 당분간 오바마 대통령을 괴롭힐 전망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국가부채 한도 상향을 비롯해 오바마 정부가 해결해야 할 현안이 쌓여 있지만 이번 협상 과정에서 공화당과 불편한 관계가 돼 버렸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재정 절벽은 미 의회의 별도 승인이 없으면 세제 혜택이나 정부 재정지출이 지난해 말로 자동 삭감됨을 뜻하는 말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가장 시급한 현안은 다음달 말이나 오는 3월 초까지 처리돼야 하는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상향이다. 미국 연방 정부의 빚은 이미 지난해 12월31일 법정 상한인 16조4천억달러에 도달해 재무부가 특별 조치를 통해 2천억달러를 증액한 상태다.

약 2개월간 버틸 여유가 있지만, 그 사이에 의회와의 협상을 통해 이를 공식적으로 상향조정해야 한다. 정부 재정지출의 자동 삭감, 즉 `시퀘스터(sequester)` 또한 해결된 게 아니라 오는 3월1일까지 연기된 만큼 미 정부는 다시 협상에 나서야 한다.

이민 제도 개혁이나 총기 규제, 에너지의 대외 의존도 하향 같은 2기 오바마 정부의 다른 핵심 의제들 또한 실행되려면 공화당과의 협상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는 정부 부채 한도 상향을 위한 협상부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 절벽 협상에서는 공화당이 표결에 나서야 세제 혜택이나 정부 지출 중단을 막을 수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오바마 정부와 민주당이 유리한 위치였지만, 정부 부채 증액 과정에서는 공화당이 표결 처리를 외면해도 불리하지 않은 입장이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공화당 의원들이 향후의 부채 한도 상향 협상 과정에서 재정 절벽 협상 때의 `굴욕`을 되갚겠다고 벼르는 실정이다.

다른 의제 중에서도 이민 제도의 개혁 정도가 그나마 공화당에서 협상에 응할 만한 내용이고,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협상이 쉽지 않을 개연성이 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