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드 지지율 급락… 노동계, 대규모 시위 예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지지도가 계속 곤두박질 치고 있다. 갈수록 깊어지는 경제난과 치솟는 실업률 탓이다.

프랑스 언론은 29일(현지시간) 올랑드의 지지율이 취임 4개월도 안 돼 절반 이하로 추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들을 전하면서 지난 5월 대선에서 17년 만에 정권을 탈환한 사회당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는 올랑드의 지지율이 전달에 비해 11%나 빠지면서 44%로 급락했다고 이번 주 발표했다. 이는 올랑드의 대통령 취임 이후 최저치다.

전임 니콜라 사르코지의 경우 지난 2007년 취임 후 같은 기간 지지율이 61%였던 점에 비추면 매우 낮은 것이다. 더욱이 각종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올랑드의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급락하는 추세다.

지지율 하락의 주원인은 경제난이다. 유로존 위기 여파로 프랑스는 2분기에 간신히 기술적 경기침체는 모면했으나 성장률은 0에 가깝다. 경기둔화로 실업자가 계속 늘어나 7월에 실업자 수는 299만 명으로 3년래 최대치로 치솟았다. 총 실업률은 10%지만 25세 이하 청년층 실업률은 22.8%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일자리를 늘리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휘발유 값을 내리기 위해 유류세를 일시 인하하고 과세 면제 저축의 상한액을 높인 데 이어 29일엔 2014년까지 23억 유로를 투입해 청년 일자리를 15만 개 늘리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그러나 유럽 전체의 경기가 둔화하는데다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긴축재정을 실시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효과적인 부양정책을 펴는데 한계가 뚜렷한 실정이다.

입소스의 브리스 탕튀리에 소장은 “내외부의 환경 자체도 어렵지만 올랑드 정부가 위기에 대처하는 강력하고 분명한 전략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로랑 파비우스 외무장관은 “우리는 경제ㆍ사회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다. 정책상의 변화를 이미 시작했으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엔 시간이 걸리므로 국민들의 실망감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올랑드와 사회당 정권에 걸었던 유권자들의 기대가 실망감으로 바뀌기 시작했음을 시인한 것이다.

탕튀리에 소장은 원자력, 집시 수용소 철거, 공공정책 TV광고 등을 둘러싼 각료들 간의 이견 이견이 노출된 것도 정부 이미지 손상에 영향을 웠다고 분석했다. 파비우스 외무장관은 정부 고위직 경험이 없는 각료들이 자기 생각을 여과 없이 언론에 밝히는 것을 못마땅해하면서 “일부 각료들은 침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경고까지 했다.

더욱이 우군이었던 노동계마저 정부의 정책 실패를 지적하며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나섰다. 최대 노조인 CGT의 베르나르 티보 위원장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오는 10월 9일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29일 밝혔다. 노동계는 또 더 강력한 재정긴축을 초래할 유럽연합(EU)의 재정협약에도 반대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내달 의회에서 이 협약 비준안을 처리할 에정이다. 그러나 일부 야당과 노동계는 이에 반대하며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달 말로 휴가철이 끝나면 프랑스 주요 기업들의 추가 감원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사회당 정부의 어려움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엘리제궁 대변인은 올랑드 대통령이 내달 전반기 가에 취임 후 첫 대국민 TV 연설을 할 것이라고 29일 발표했다. 사면초가에 빠진 올랑드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