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기회다 ① 넥스틸(주)
박효정 사장 “경기 좋아지면 위력 발휘할 것”
기술로 승부… 해외에서 더 알아주는 회사로

▲ 넥스틸(주) 박효정 사장.

포항철강공단이 지난 1970년 조성된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입주 업체들은 지난 1998년 IMF경제위기 때에도 끄떡없이 버텨왔으나 이번에는 견디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글로벌 철강경기의 어두운 그림자가 이제 현실로 다가 온 것이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위기는 곧 기회다. 불황이라고 움츠러들지 않고 오히려 더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을 찾아 그 해법을 들어 본다.

“철강경기가 나쁘다고 이대로 가다간 더 이상 버티지 못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공격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지요.” 포항철강공단 4단지내 넥스틸(주) 박효정 사장은 요즘 이 말을 새삼 강조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이런 경영철학을 지난 5월 강관을 열처리해 비싸게 팔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생산공장인 넥스틸큐엔티(주)를 경주 강동일반산단에 설립하는 것으로, 실천하고 있다. 대부분 철강업체들이 자금 확보에 매달리는 시기에 사업비 370여억원을 투입, 8만2천460㎡(2만5천여평)부지에 2개동의 공장을 조성중인 것이다. 현재 마지막 공정인 내부공사가 한창으로, 조만간 가동된다.

“경기가 좋아질 때는 이미 시기가 늦어요. 그건 그동안 배운 나름의 노하우입니다” 박 사장은 철강경기가 안좋은 지금이 투자(공장설립)의 적기라고 거듭 강조했다. 가끔씩 주변에서 박 사장의 경영방식을 놓고 무모하다고도 하지만 그는 괘념치 않는다. 열처리공장 신설 역시 철강 경기가 하강인 지금의 현실과 다소 거리가 먼 엉뚱한 발상 같아 보이나 정작 박 사장은 “경기가 좋아지게 되면 이 공장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박 사장은 특히 어려울때 일 수록 기술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신설되는 공장 설비는 고온가열과 급랭(담금질, Quenching), 재열처리(뜨임, Tempering)를 통해 최대 Q125급의 유정용 강관도 제조할 수 있을 만큼 품질면에서는 누구와 비교해도 자신이 있다고 했다. 또 써머툴 설비는 강관의 담금질 과정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열처리된 Q125급의 유정용 강관은 고급강관이어서 타 회사 제품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팔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 하강국면에서 그가 선뜻 투자에 나서며 또다른 목표에 도전한 이유이기도 하다.

▲ 경주 강동일반산단에 8만2천460㎡ 규모로 건립되고 있는 넥스틸(주) 열처리공장인 넥스틸큐엔티(주)는 실내 마무리 공사를 하느라 분주하다.

넥스틸큐엔티(주)의 모 회사인 넥스틸이 설립된 것은 지난 1990년. 강관사업에는 지난 2001년 4월, 대원공업(주)인 사명을 넥스틸로 변경하면서부터 뛰어 들어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당시 넥스틸은 포항 제1공장에서 8인치, 3인치 조관라인을 통해 배관 및 구조용 강관, 칼라각관 등 중소구경 강관을 생산하는 것이 고작이었으나 그 후 지난 2006년 4단지에 600억원을 투자해 제2공장을 완공하면서부터 대형 강관 및 API재 강관 생산업체로 도약했다. 실제로 포항의 제2공장은 7만5천428㎡(2만2천857평) 규모로 지난 2007년부터 12인치, 8인치 조관라인을 통해 배관 및 구조용은 물론 기계구조용 후육관, 극후육관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지난 2008년 6월에는 12인치 중고설비를 16인치 조관라인으로 증설하는 등 자타가 인정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기술력은 미국 등 외국 시장에서 더 알아주고 있을 정도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한때 심각한 노사분규를 겪기도 했으나 노사가 이를 잘 극복, 현재는 모범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며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넥스틸의 눈부신 성장은 곧잘 지역에서 회자된다. 지난해 매출액은 4천354억원. 전년 동기 대비 12.4%(547억원)나 증가한 실적이다. 올 매출액 목표는 5천500억원. 7월 현재 철강업계가 죽을 쑤고 있지만 순항을 지속하고 있다. 포항철강공단에 1~3공장, 경주 안강공장과 강동일반산단에 이어 계열사 별도법인인 넥스틸큐엔티(주)를 설립한 박효정 사장은 “믿고 묵묵히 따라준 임직원들에게 감사드린다” 면서 “회사의 성장 여부는 어려운 고비를 어떻게 넘기는냐가 승부” 라며 웃어 넘겼다.

/김명득기자

    김명득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