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을 닮은 불꽃과 소나무 그 열정의 세계
포항을 닮은 불꽃과 소나무 그 열정의 세계
  • 윤희정기자
  • 등록일 2009.09.13 22:30
  • 게재일 2009.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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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승격 60주년 기념 `불의 화가` 김종근 특별기획전… 15~29일 문예회관

포항문화예술회관(관장 서성술)이 시승격 60주년을 기념해 특별 기획전 `김종근의 불과 소나무- 명상&그 열정의 세계`전을 15일부터 29일까지 1층 전시실에서 마련한다.

초대 부산시립미술관장을 지낸 서양화가 김종근 화백은 한국적 모더니즘 미술을 정착시킨 한국 현대회화사의 거장이다. 오랜세월 불꽃 흔적으로 추상작업을 했던 `불의 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회는 포항시 발전의 상징 중 하나인 포스코 건설의 이미지를 `불꽃`으로 형상화하고 60년 포항 시사의 굳건한 역사성을 시목(市木)인 소나무로 그려낸, 김 화백의 근작이 선보인다.

그의 `불꽃` 연작은 가급적 군더더기와 이야기 거리를 줄이고, 미술 외적 요소보다 미술 내적 요소를 최대한 살려 담백하고 순수한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담백미와 순수미는 감상자로 하여금 일상의 고달픔을 초월해 영혼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는 `명상`의 경계에 빠지도록 한다.

서구 모더니스트들처럼 형태나 색채를 가급적 배제했지만, 재료면에서 그는 그들과 색다른 차이를 보인다.

그가 사용한 재료는 유화물감이나 수채화 물감이 아니라 불, 흙, 물과 같은 자연 재료이다. 그것들은 2차적인 문화산품이 아니라 우주생성의 근원적인 요소이며, 동시에 관계성에 의해 구축되는 우주생성 원리의 원인들이다.

그의 화면은 불로 지지고 그을린 흔적만으로 메워지는데, 공기와의 접촉으로 생기는 불의 흔적이 상승과 하강, 좌우방향성을 생성시켜 화면에 묘한 긴장감과 나름의 질서를 부여해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 재미는 억제된 색채와 나름의 질서 때문에 우리를 명상으로 인도한다.

부산교육대학교 미술학과 교수직을 퇴임하고 부산시립미술초대관장을 역임한 후, 명예교수로 재직하면서 그는 작가적 삶에 있어서 `제 2의 탄생`을 누린다.

작가의 제 2의 탄생은 불꽃 연작과 달리 마티에르 효과를 십분 살린 표현주의적 `소나무` 작품.

다시 그의 화면에는 형과 색을 살린 서사적 묘사(이야기 거리)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것은 황혼기에도 식지 않는 작가의 강렬한 삶의 `열정` 그 자체였다.

과 예술 자체에 순수하게 몰두할 수 있는 작가의 열정을 감상자로 하여금 배우게 한다.

작품은 벼랑 위에 홀로 선 소나무 구상 그림이다. 다만 세월의 풍상을 외롭게 온 몸으로 버틴 몸부림치는 소나무의 줄기며 가지들이 불타는 듯 꿈틀거리고 있다.

근육질 뿌리로 바위를 꽉 움켜쥔 바위 위 독야청청한 소나무의 가지들은 이념의 푯대인 깃발처럼 펄럭이고 있다. 바람에 몸을 맡긴 가지들은 바람과 하나왜 바람의 리듬처럼 하염없는 시간을 나지막하고 단아하게 누적시키고 있다.

또 속이 삭아없어진 노송 줄기는 생명의 억센 몸부림을 통해 곁가지에 싱싱하고 푸르른 솔잎을 틔우고 있다.

소나무는 흰색 노란색감 등으로 단순화된 그림 배경으로 인해 그의 말대로 `무아의 몸부림`을 적절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는 `난로에서 온기를, 얼음에서는 냉기를 느낀다는데 내 작품은 어떤 느낌일까`라고 긴장감 섞인 자문을 하고 있다.

`거칠고 척박한 언덕 위에 모질게 버티고 서 있는 소나무에서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소나무를 그렸다`는 게 그의 말이다.

작가의 작품해설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오는 23일 오전 11시 문예회관 상설 브런치 `차향이 있는 음악회`에서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문의 272-3033.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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