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데뷔 20주년 맞는 `문화대통령` 서태지와아이들 떠올리다

연합뉴스
등록일 2012-03-23 21:55 게재일 2012-03-23 18면
스크랩버튼
1992년 3월23일은 서태지와아이들이 1집 `난 알아요`를 발표하고 세상에 등장한 날. 23일로 서태지와아이들이 꼭 데뷔 20주년을 맞는다.

서태지와아이들은 1집 `난 알아요`를 시작으로 1996년 1월22일 해체 전까지 총 넉 장의 음반을 발표하며 1990년대 가요계를 넘어 대중문화계 전반에 반향을 일으켰다.

음악이 갖는 파격성과 창의성, 주류 문화에 대한 공격성, 소외된 젊은 세대에 대한 위로를 통해 이들은 시대를 대변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20년이 흐른 지금도 서태지와아이들의 음악 자양분을 흡수한 `서태지 키드`들이 무대를 누빈다. 그래서 이들이 제시한 패러다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특종 TV 연예` 담당 PD였던 송창의 CJ E&M 방송사업부문 프로그램 개발센터장은 당시를 또렷이 기억한다.

“프로그램 타이틀 음악을 새롭게 해보고 싶었어요. 책상 위에 쌓인 가수들의 데모 테이프 중 우연히 한 개를 꺼냈는데 서태지와아이들이었죠. 데뷔 음반이 나오기 전이었는데 1집 수록곡 대부분이 실린 테이프였어요. 들어보니 정말 좋았죠. 매니저를 불러 타이틀 음악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해 `난 알아요`와 `환상 속의 그대` 등 1집 수록곡 세 곡을 짜깁기한 음악이 나왔어요.”

송 센터장은 방송 첫회 `신곡 무대`라는 신인 소개 코너에 서태지와아이들을 출연시켰다. 당시 이들은 심사위원으로부터 76점이란 다소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매주 이들의 음악을 내보냈고 4주가량 지나니 뜨기 시작했다.

서태지와아이들에 대한 반향은 오프라인 시장에서 거셌다. 1집은 데뷔 한달 만에 40만장이 팔리며 밀리언셀러를 기록했고 MBC TV `여러분의 인기가요` 등 각종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난 알아요`의 열풍에 밀려 그해 연초부터 가요계를 휩쓴 신승훈 등의 발라드는 퇴조의 빛을 보이기도 했다.

서태지와아이들 또 하나의 공적은 1990년대 청년을 대변하는 메시지를 음악에 담으며 청년 문화의 초석을 다졌다는 점이다.

임진모 씨는 “서태지는 저항으로 일컬어지는 영 제너레이션 의식을 음악에서 놓치지 않았다”며 “스타이면서도 주류에서 통용되기 어려운 음악으로 돌파해 아티스트의 미덕이 실험과 도전, 저항이란 걸 일깨워줬다”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서태지와아이들의 음악은 안정을 원하는 기성세대에 위협적으로 느껴졌을 지도 모른다.

여느 가수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뚜렷한 메시지 탓에 서태지와아이들은 고초를 겪기도 했다.

송창의 센터장은 “서태지와아이들은 청년 문화가 대중문화의 전면에 등장하는 초석이 됐다”며 “젊은이들의 자기 표현이 서태지와아이들이 나오기 전후로 크게 달라졌다. 이전까지 기성세대가 대중문화를 주도했다면 서태지와 아이들부터는 젊은 세대가 주도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서태지와아이들 해체 직후인 1996년 주요 팬클럽은 서울시에 문화관련 사회단체 설립신고를 하고 기념사업회를 출범했고, 솔로로 나선 서태지의 팬덤은 아티스트의 가치관과 맥을 같이하며 지금도 사회 공익 활동을 펼치고 있다.

팬들은 2003년 4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저작권 신탁관리 계약을 해지한 서태지가 이후 저작권료 운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자 2008년 `올바른 음악 저작권 문화 챙김이`를 만들고 저작권 문화 개선 캠페인을 벌였다. 또 서태지가 8집과 자신이 주최하는 록 페스티벌인 `ETPFEST`에서 환경보호 메시지를 전하고 북극곰 살리기 등에 나서자 팬들도 서태지의 공연장에서 폐휴대전화를 수거하고 쓰레기봉투를 배포하는 등 환경 운동에 동참했다.

이번 20주년 선물도 뜻깊다. 서태지 팬들은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환경오염으로 훼손된 브라질 인근 열대우림에 `서태지 숲(Seotaiji Forest)`을 조성했다.

서태지숲 프로젝트의 `총대(총괄책임자)`인 박기연 씨와 스태프인 지민정 씨는 “서태지 씨가 첫발을 내딛으면 우리는 그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이라며 “그 발자취가 사라지지 않도록 계속 길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방송ㆍ연예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