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인들과 2박3일 오붓한 나들이 수공예·현대미술·조각 감상하며 망중한 루프탑 테라스 카페에서 문우들과 수다
동인들과 제주도로 문학기행을 떠났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2박 3일간 섬의 여러 곳을 누비며 올해로 19집을 엮은 동인지 출간을 기념했다. 2005년 첫 모임을 가졌으니 22살의 청년으로 자랐다. 푸른 청사과처럼. 모임과 어울리는 곳인 서귀포시 안덕면에 자리한 본태박물관의 청사과를 만나러 갔다.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에만 전시된다는 청사과 ‘청춘’이다. ‘本態, 본래의 모습’이라는 이름의 뜻 그대로 오랜 세월의 흔적에 가려져 있던 문화 본연의 모습을 탐색하는 아름다운 문화 공간이다.
오전에 가파도에 가서 푸른 하늘과 어우러진 섬을 돌아보고 나와 오후 일정으로 우리 문화를 소중히 간직한 건물 탐험을 나선 것이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만든 공간에 전통 공예뿐 아니라 백남준, 쿠사마 야요이, 피카소 등의 현대 미술품을 전시하여 건축과 예술품의 조화를 이뤘다.
1관은 설립자가 직접 40여 년 수집한 우리나라 전통 수공예품 824점으로 꾸몄다. 조선시대 가구, 소반, 조각보, 병풍, 의복 등으로 구성했다. 2012년 개관기념 전시 ‘아름다움을 찾아서’는 점점 더 귀해져 가는 우리나라 전통 수공예품에서 오랜 세월의 흔적에 의해 가려져 있던 문화 본연의 아름다움을 탐색한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던 수공예품은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보면 알 수 있고, 남녀노소 관계없이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소재이다. 이렇듯 보편적인 유물들을 통해 우리 본연의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것이 본태박물관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방향이다.
2관은 현대미술이다. 전시관에 신발을 벗고 입장을 하는데 이는 설립자의 집에 초대된 것 같이 편안한 상태에서 현대미술을 관람하라는 의도가 담겨있다. 실제로 겨울에는 온돌이 들어와 진짜 집에 들어온 거 같다고 한다.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백남준, 쿠사마 야요이, 로버트 인디애나, 줄리안 오피, 피카소, 달리 등 다수 작가의 작품과 안도 타다오 명상의 방을 만나볼 수 있다.
4관까지 예술품에 빠져 돌다 보니 발도 눈도 잠시 쉬고 싶어졌다. 1관과 5관에 쉴 수 있는 카페가 있는데 우리는 루프탑과 테라스가 있는 5관으로 향했다. 커피와 간식을 시켜 놓고 찍은 사진을 보며 웃었다. 차를 내온 직원이 우리 이야기를 엿듣고 제주도에 새로 생긴 야경과 맛집 소개도 해주어 반가웠다. 그러고는 우리 일행이 다 나오는 단체 사진도 여러 장 찍어주는 서비스까지 해주어 피로가 다 풀렸다.
5관으로 가려고 나서니 맑던 제주 하늘에서 보슬비가 내렸다. 제주도의 날씨는 하루에도 열두 번 얼굴을 바꾸어서 일행 중 한 분이 경상도 사투리로 샛도깨비 같은 날씨라고 했다. 비 오는 건물이 더 고즈넉해져서 운치 있게 느껴졌다. ‘空間: 삶과 불교미술이 만나다’라는 제목의 불교미술, 불교 유물 기획전시다. 숯으로 만든 일주문 사이로 보이는 복도를 따라 들어가니 가부좌한 부처님들이 가득했다. 벽이 거울이라 우리 일행도 부처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전시할 생각을 한 담당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야외 조각공원에는 제주의 자연을 담은 아름다운 조경과 안도 타다오가 건축에 담아내는 물·빛·바람이 함께 어우러져 시시각각 다른 풍경을 만들었다. 5분 거리에 방주교회는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 삼아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한 이 교회는 진짜 물 위에 떠 있는 방주처럼 아름다워 멋진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파란 하늘, 핑크 뮬리, 푸른 잔디가 아름다운 이곳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지만 일요일에는 예배가 열리므로 방해가 되지 않게 조심하길.
/김순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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