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바이오소재 개발에 필수적인 단백질을 기존보다 95% 저렴하게 5배 뛰어난 성능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는 화학공학과 이준구 교수와 박사과정 채병민 씨 연구팀이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재구성 무세포 단백질 합성 시스템’을 자동화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소수 기업이 독점하던 시중 상용 제품 대비 시스템 제작 비용을 95%나 절감해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 자동화 기기 도입으로 공정 오류를 줄여 단백질 합성 성능을 5배 향상시켰으며 제품 간 성능 편차도 최소화했다. 기존 4일씩 걸리던 시스템 준비 기간 역시 2일로 반토막 내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착안한 것은 ‘믹스커피’ 원리다. 믹스커피에 물만 부으면 커피가 완성되듯 미리 준비된 생화학 재료 혼합물에 원하는 단백질의 설계도(DNA)만 넣으면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무세포 단백질 합성 기술’을 적용했다.
연구팀은 대장균 세포 파쇄액을 이용해 시험관 안에서 필수 효소들을 직접 생산하는 방식으로 공정을 단순화했다. 여기에 사람의 손을 대신할 ‘자동 용액 분주기’를 결합해 완전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냈다.
필요에 따라 성분을 자유롭게 넣고 뺄 수 있는 ‘모듈형 구조’를 띤 점도 강점이다. 믹스커피에서 설탕을 빼듯 특정 아미노산을 다른 물질로 쉽게 대체할 수 있다.
이준구 교수는 “무세포 단백질 합성 기술을 훨씬 빠르고 저렴하게 만들면서도 필요에 따라 구성 요소를 자유롭게 바꿔 쓸 수 있는 기반 플랫폼을 구현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트렌즈 인 바이오테크놀로지(Trends in Biotechn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