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전원을 꺼도 전류가 흐르는 방향을 스스로 기억하고 제어하는 초전도 소자를 개발했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은 친환경소재대학원·물리학과·첨단재료과학부 김지훈 교수 연구팀이 아르헨티나 Instituto Balseiro 및 CNEA-CONICET 소속 네스토르 하베르코른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자기장 없는 메모리 프로그램 가능 초전도 다이오드’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초전도 다이오드는 전류가 한 방향으로만 흐르게 하는 일방통행 장치로 양자컴퓨터와 같은 정밀한 초전도 회로에서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존 소자들은 작동을 위해 복잡한 외부 자기장 장치가 필요해 회로 집적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자석의 기억 성질을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개발된 소자는 초전도층(NbN), 절연층(AlN), 자성 금속층(퍼멀로이) 등 세 겹의 단순 평면 구조로 이뤄져 있다.
핵심은 자성 금속층이다. 자성 방향을 한 번 설정하면 외부 자기장이 없어도 상태가 유지되며 이에 따라 소자 내 전류 흐름 환경이 달라진다.
실험 결과 전류 흐름에 따라 초전도체 내 미세 자기 소용돌이인 ‘보텍스(vortex)’의 움직임이 비대칭적으로 제어되면서 다이오드 효과가 나타났다.
특정 방향으로는 전류가 저항 없이 잘 흐르고 반대 방향으로는 저항이 발생하는 원리다. 이 소자는 자성층의 방향을 바꾸면 전류 방향도 뒤집히는 메모리 기능을 갖췄으며 최대 40%의 높은 정류 효율을 확인했다.
김지훈 교수는 “단순한 재료 조합만으로 고효율 초전도 다이오드를 구현했다”며 “향후 양자컴퓨팅 회로와 극저온 초전도 전자소자에서 전류 방향을 제어하는 핵심 부품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