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소멸시효 완성해야 대손 인정·세제혜택 5년 넘은 소액 무담보 연체채권 정리 유도 7월 규정 개정 후 9월 시행 예정
금융당국이 금융회사가 세제 혜택을 받은 연체채권에 대해 장기간 빚 독촉을 이어가는 관행에 제동을 건다. 앞으로는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의 소멸시효를 완성해야만 세법상 손실(대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꾼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1일 ‘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칙’ 개정안을 사전 예고하고, 금융회사가 상각한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의 최초 소멸시효 도래 시점에 시효를 완성하는 조건으로 대손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금융회사는 연체채권을 추정손실로 분류해 금감원 승인을 받으면 소멸시효 완성 이전에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세제 혜택을 받은 이후에도 소송이나 지급명령 등을 통해 소멸시효를 연장하며 채권 회수와 추심을 지속할 수 있어 ‘세금 혜택은 받고 빚 독촉은 계속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개정안은 최초 소멸시효가 도래하는 연체 5년 시점에 시효를 완성하는 것을 대손 인정의 조건으로 명시했다. 이를 통해 금융회사의 반복적·기계적 시효 연장 관행을 차단하고 장기 연체채권의 정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적용 대상은 우선 은행·보험사의 경우 5000만원 이하, 저축은행·상호금융·여신전문금융회사는 3000만원 이하 연체채권으로 정했다. 금융당국은 제도 운영 성과를 검토한 뒤 적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채무자의 은닉 재산이 발견되거나 파산·회생 절차 진행, 채무조정 이행 등 정상적인 채권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소멸시효 연장을 허용한다.
또 대손 인정을 받은 채권을 매각할 경우 매각계약서에 소멸시효 완성 예정일과 시효 완성 의무를 명시하도록 하고, 채권을 넘겨받은 양수인의 의무 이행 여부도 점검·보고하도록 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별 채무조정 실적과 채권매각 현황, 소멸시효 완성 실적을 공개하는 공시 시스템도 도입한다. 아울러 채권 재매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법 추심과 신용평점 하락 등 채무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관련 가이드라인도 개정할 계획이다.
이번 개정안은 7월 중 개정을 마친 뒤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