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권이 가진 파워는 대단하다. 따로 비자를 준비할 필요 없이 여행이 가능한 국가가 180여 개. 이는 미국과 일본 여권을 뛰어넘는 방문 가능국 숫자다.
한국 여권보다 ‘힘이 센’ 건 싱가포르 여권 하나밖에 없다. 그러니, 한국 여권의 국제적 파워는 세계 2위. 영국 국제교류 전문기관은 ‘헨리 여권지수’ 발표를 통해 이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여권은 물론 싱가포르 여권을 소지한 사람도 갈 수 없는 나라가 있다. 이른바 ‘여행 금지 국가’다. 한국 외교부는 여행자가 갈 수 없는 나라를 ‘여행 경보 4단계(여행 금지)’로 지정해 그곳 방문을 법적으로 막고 있다. 단순한 권고가 아닌 강제력을 가졌기에 어기면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것.
지금 한국인에게 ‘여행 금지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이라크,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예멘, 리비아, 우크라이나, 수단, 아이티, 말리, 이란 등이다.
이들은 모두 테러의 위협이 상존하거나, 납치의 위험성이 높거나, 전쟁 등으로 여행자의 신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나라들이다. 특히 이라크,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은 2007년 8월부터 현재까지 여행 금지 국가로 장기간 지정돼 있다.
반정부 무장세력에 의한 외국인 납치, 정부의 치안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넓은 지역, 해적의 약탈, 탈레반 등 극단주의자의 테러 위협이 위의 세 나라를 여행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다.
여행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편협한 시야를 넓히는 긍정적 역할을 해왔다. 지구 위 모든 곳에서 앞서 언급한 위험 요소가 제거돼, 어디건 한국 여권을 가지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