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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 소년의 슬픈 일기장

홍성식 기자
등록일 2026-05-27 18:01 게재일 2026-05-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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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식 기획특집부장

가장 안전한 공간이어야 할 가정에서 학대 받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이런 사실은 아이가 죽거나 크게 다칠 경우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긴 하지만, 식구들만 생활하는 ‘닫힌 공간’인 집에서 발생하는 학대 행위는 그 특성상 숨겨져 있는 경우가 흔하다.

 

지난 2023년 2월에도 열두 살 아이가 계모의 폭행과 지속적인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숨졌다. 채 피지도 못하고 떨어진 꽃이 된 것이다. 

 

가해자인 계모는 음식을 방에 숨겨놓는다는 등의 터무니없는 이유를 들어 4년 이상 저항할 힘이 없는 아이를 학대했다. 선반 받침용 봉으로 때리고, 날카로운 컴퍼스로 찌르는 등 폭행의 강도는 높았다. 때론 장기간 학교도 보내지 않았다. 2023년 2월 5일. 의자에 묶여 오랜 시간 구타당한 아이는 결국 사망했다. 

 

그런 일을 겪을 당시 아이의 나이는 겨우 열 살 안팎. 아이의 고통과 절망을 떠올리면 상식을 가진 누구나 분노와 슬픔이 밀려오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학대를 일삼은 계모는 1심 재판에서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가 인정돼 징역 17년을 선고 받았다. “누가 봐도 살인이 분명한데 형량이 낮다”는 여론이 비등했고, 친모는 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결국 대법원은 “살해의 확정적 고의까지는 아니더라도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며 원심을 파기환송 했다. 법원은 계모의 형량을 높여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학대가 거듭되던 기간. 아이는 일기를 썼다. ‘엄마는 나만 없으면 모든 게 된다고 하셨다. 나는 하루빨리 없어져야 한다’는 12세 소년의 어둡고 비관적인 문장. 눈시울이 뜨거워질 이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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