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후보들, 행정통합 무산에 ‘2028년 총선 시점 재선거’ 공약화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대구·경북(TK) 지역 여야 후보들이 ‘임기 단축’이라는 이례적인 공약을 앞세워 행정통합 재추진에 나섰다. 행정통합 무산에 따른 지역 여론의 실망감을 달래는 동시에, 차기 총선과 연계해 통합의 법적·정치적 추진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예비후보는 21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번 통합 무산의 원인을 “여당인 민주당의 정치적 몽니와 장난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추 후보는 “시도민과 국회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추진했음에도 결국 무산됐다”며 “당선되면 2년 동안 착실히 준비해 2027년까지 통합행정법을 추진하고, 2028년 총선 시기에 맞춰 통합특별시장을 다시 뽑겠다”고 공언했다. 자신의 임기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서도 “그런 의지로 추진하겠다”며 강한 결기를 보였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 역시 ‘2028년 총선 시점’을 통합의 적기로 내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통합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대구시장과 긴밀히 협력해 2028년에 실질적인 통합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신공항 조기 착공과 행정통합을 TK 대전환의 핵심 축으로 보고 이를 위해 다음 대구시장과 속도감 있게 협력하겠다는 구상이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도 ‘2028년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는 당선 즉시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 후보는 주민투표와 특별법 제정을 병행해 “2028년 총선 시점에는 통합단체장 선출까지 갈 수 있도록 시간표를 앞당기겠다”며 통합의 실질적 이행을 강조하고 있다.
오중기 경북도지사 후보 또한 “TK 통합 전 마지막 경북지사가 되겠다”면서 김부겸 후보와의 ‘원팀’ 공조를 공식화한 바 있다. 오 후보는 행정통합을 통해 20조 원 규모의 예산과 강력한 지방분권 권한을 확보하고, 실질적인 경제공동체를 출범시켜 지역 소멸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
여야 후보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2028년’을 마지노선으로 정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2028년에 예정된 국회의원 선거(총선)와 통합 단체장 선거를 동시에 치름으로써 정치적 주목도를 높이고 행정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 한가지는 ‘임기 단축’을 통한 진정성 확보다. 행정통합 논의가 정치권의 이견 혹은 시장·지사의 권한 다툼으로 번져 무산됐다는 비판도 큰 만큼,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 시도민의 동의와 국회 법안 통과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TK 지역 정계 관계자는 “여야 후보 모두가 임기 단축을 언급한 것은 그만큼 TK의 위기 상황이 절박하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