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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서 시작된 자원순환 혁신… “버린 페트병, 다시 굿즈로 돌아오다”

황성호 기자
등록일 2026-04-21 14:26 게재일 2026-04-2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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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보문골프클럽에서 시작된 자원순환 혁신 모델
경북문화관광공사가 보문골프클럽에서 국내 최고의 자원순환 기술력을 보유한 수퍼빈㈜, 업사이클링 전문 사회적기업 ㈜우시산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 제공

경주 보문골프클럽이 국내 골프장 최초로 ‘완결형 자원순환 모델’ 구축에 나서며 관광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단순한 분리 배출을 넘어, 폐자원을 수거·가공·제품화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현장에 도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가 주도하고, 인공지능 기반 자원회수 기업 수퍼빈과 업사이클링 전문 사회적기업 우시산이 협력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세 기관은 20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광 현장에서 실현 가능한 ESG 모델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  “회수에서 제품까지”… 끊김 없는 순환 구조

핵심은 ‘회수~원료화~제품화’로 이어지는 전 과정의 통합이다. 골프장 내에는 AI 무인회수기 ‘네프론’이 설치돼 이용객이 직접 투명 페트병을 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수거된 페트병은 수퍼빈의 선별·가공 기술을 거쳐 고품질 재활용 원료로 탈바꿈한다. 이후 우시산이 이를 활용해 골프채 헤드커버 등 맞춤형 굿즈로 제작한다.

이는 기존 재활용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는 시도다. 지금까지는 분리배출 이후의 과정이 소비자에게 잘 보이지 않았지만, 이번 모델은 자원이 다시 상품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체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 참여형 캠페인으로 확장… ‘HIP(Hole In Plastic)’

이용객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도 눈에 띈다. 공을 홀컵에 넣는 행위에 착안해 페트병을 회수기에 넣는 경험을 결합한 ‘HIP(Hole In Plastic)’ 캠페인을 도입했다.

 단순한 환경 보호 메시지를 넘어, 골프라는 스포츠 특성과 결합한 체험형 ESG 활동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관광업계에서는 이러한 접근이 향후 ESG 전략의 중요한 방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참여’와 ‘경험’을 기반으로 해야 지속성이 확보된다는 판단에서다.

□ 기술과 사회적 가치의 결합

이번 사업은 기술기업과 사회적기업 간 협업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수퍼빈은 AI 기반 회수 시스템을 통해 폐기물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고, 우시산은 업사이클링을 통해 환경 문제를 사회적 가치 창출로 연결한다. 서로 다른 영역의 강점이 결합되면서 단순 재활용을 넘어선 ‘고부가가치 순환’이 가능해졌다.

□ 관광 현장 ESG, 실험 넘어 표준으로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는 이번 모델을 시작으로 관광지 전반에 ESG 경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역 에너지 기업과 협력해 수소연료전지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하는 등 친환경 운영 체계 구축도 병행 추진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골프장뿐 아니라 리조트·테마파크 등 다양한 관광시설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만 이용객 참여율과 사업의 경제성 확보가 장기적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지적된다. 버려진 자원이 다시 소비자의 손에 쥐어지는 순간, 자원순환은 개념을 넘어 경험이 된다.

보문에서 시작된 이 실험이 한국 관광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자원순환이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관광객의 실제 경험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수퍼빈, 우시산 같은 선도 기업들과 협력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협약을 계기로 관광 현장에서 실천 가능한 ESG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경북 관광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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