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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대신 집으로”⋯대구서 시작된 통합돌봄, 골목으로 스며들다

황인무 기자
등록일 2026-03-26 15:32 게재일 2026-03-2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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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전국 시행 앞두고 현장 점검 분주⋯안부 묻고 약 챙기며 ‘일상 속 돌봄’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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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대구 남구 대명9동 이승사자단(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들이 지역의 취약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기 위해 가정을 방문하고 있다.

“식사는 하셨어요?”

26일 오전 대구 남구의 한 주택가. 현관 옆에는 ‘이웃과 정을 나누는 집’이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이 걸려 있었다. 문을 두드리자 익숙한 발걸음으로 들어선 이들이 자연스럽게 안부를 묻고 집 안을 살핀다. 냉장고 상태와 식사 여부를 확인하고, 최근 몸 상태에 대한 대화가 이어진다.

이른바 ‘이웃 기반 돌봄’이 일상 속에서 작동하는 순간이다. 위기 징후를 조기에 발견해 공적 지원으로 연결하는 민관 협력 방식은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27일부터 노인과 장애인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자신의 집에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받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대구·경북을 포함해 전국에서 본격 시행된다. 제도 도입을 하루 앞두고 일선 현장은 이미 ‘집으로 찾아가는 돌봄’ 체계로 빠르게 전환되는 모습이다.

같은 날 대구 중구의 남산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 중구 시니어클럽 소속 건강돌봄지킴이단이 방문을 앞두고 대상자 정보를 공유하며 동선을 점검하고 있었다. 현재 12명이 2인 1조로 움직이며 하루 평균 2~3가정을 찾는다.

이들이 맡은 역할은 단순 안부 확인에 그치지 않는다. 식사 여부와 복용 중인 약을 점검하고, 건강 상태와 생활 활력도를 살핀다. 때로는 말벗이 되고, 필요할 경우 복지 서비스와 의료 지원을 연결하는 ‘현장 창구’ 역할도 수행한다.

한 참여자는 “연령대가 비슷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진다”며 “찾아와줘서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오히려 더 힘을 얻는다”고 전했다.

이번 통합돌봄 제도는 ‘시설 중심’이던 기존 복지 체계를 ‘생활 공간 중심’으로 옮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병원이나 요양시설을 오가야 했던 불편을 줄이고,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하나의 체계로 묶어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지원 대상은 65세 이상 노인과 의료 필요도가 높은 지체·뇌병변 장애인으로, 소득과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다. 신청 이후에는 가정 방문을 통해 건강과 생활 여건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전문가가 개인별 맞춤 계획을 수립한다. 이후 정기 점검을 통해 상태 변화에 맞춰 서비스를 조정하게 된다.

지자체도 촘촘한 대응망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남구청 관계자는 “사전 준비를 마친 상태”라며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역 단위 돌봄 체계를 더욱 세밀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글·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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