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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초 성분’으로 배터리 만든다⋯ 가격 낮추고 환경오염까지 잡았다

김락현 기자
등록일 2026-03-24 09:48 게재일 202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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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DGIST 김진수교수, 김민경·유태균·장성빈 연구원./DGIST 제공

DGIST 에너지공학과 김진수 교수 연구팀이 파라핀 기반 소재를 이용해 기존 건식 전극 공정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바인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가격 경쟁력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배터리 산업은 에너지 효율 향상과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기존 ‘습식 공정’에서 ‘건식 공정’으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습식 공정은 유기용매를 사용해 슬러리 형태로 전극을 만든 뒤 고온 건조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이 크고 공정 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또 건조 과정에서 소재 이동이 발생해 두꺼운 전극 제작에도 한계가 있다.

반면 건식 공정은 분말 상태의 소재를 압착해 전극을 제조하는 방식으로, 공정 단순화와 비용 절감, 탄소배출 감소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기술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테슬라는 4680 배터리셀에 건식 전극 공정을 적용하고 있으며,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기존 건식 전극에 사용되는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TFE) 바인더는 높은 가격과 환경 규제 문제, 낮은 접착력 등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추가적인 습식 공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파라핀에 주목했다. 특히 실험용 밀봉 필름인 ‘파라필름(Parafilm® M)’의 주요 성분이 파라핀과 폴리에틸렌이라는 점에서 착안해 이를 배터리 바인더로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파라필름 기반 바인더는 약 60℃의 저온에서 활물질을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으며, 별도의 습식 접착 공정 없이도 전극 제조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공정 단순화와 에너지 절감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경제성과 환경성 측면에서도 큰 성과를 보였다. 연구 결과, 기존 PTFE 바인더 대비 비용은 약 95% 절감되었으며, 지구온난화지수(GWP)는 기존 대비 약 220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는 탄소중립 달성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성능 또한 우수하다. 연구팀은 파라필름 바인더가 전극 내부에 균일하게 분포해 이온 전달 특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넓은 전압 범위에서도 산화 및 환원 반응이 발생하지 않는 안정성을 보였으며, NCM811 양극재 기준 1000회 이상의 충·방전에서도 성능 저하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나아가 3×4cm 크기의 파우치셀 제작과 연속 압출 공정을 통해 상용화 가능성도 검증했다. 현재 관련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를 확보했으며, 산업체를 대상으로 기술 이전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진수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파라필름 바인더는 건식 전극 공정의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며 “지속가능한 배터리 제조 기술 확보를 통해 국내 배터리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과 DGIST 스타트업 펀드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025년 12월호에 게재됐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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