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낮 대구도시철도 1호선 진천역 일대에서 발생한 화재로 시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현장을 지켜본 시민들 사이에서는 23년 전 참사의 기억이 되살아나며 불안이 확산됐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5분쯤 진천역 2번 출구 인근에서 “연기가 올라온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차량 34대와 인력 96명을 긴급 투입해 진화 작업에 나섰으며, 오후 1시 22분쯤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이번 화재는 역사 내 환기실 냉각탑에서 절단 작업 중 발생한 불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화재 당시 역사 내부에는 매캐한 냄새와 함께 연기가 빠르게 확산되며 이용객들의 불안이 커졌다. 대구교통공사는 열차를 진천역에 정차하지 않고 무정차 통과시키고 출입구를 통제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이후 복구 작업을 마친 뒤 오후 3시 10분부터 정상 운행이 재개됐다.
현장 인근 상인과 시민들은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진천네거리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연기가 순식간에 퍼지자 소방차가 곧바로 도착했고, 시민들이 반대편 출입구로 급히 대피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김모(55) 씨는 “연기가 자욱해지면서 혹시 큰 사고로 번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특히 시민들 사이에서는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의 기억이 다시 떠오르며 심리적 불안이 커졌다. 2003년 발생한 이 참사는 190여 명의 사망자를 낳은 대형 인재로, 대구 시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 바 있다.
한 70대 시민은 “지하철을 이용하지 못해 버스를 타야 하는 불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때 일이 떠올라 순간적으로 겁이 났다”며 “아직도 지하철에서 연기만 나도 가슴이 철렁한다”고 말했다.
글·사진/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