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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 추위와 봄 사이

우정구 기자
등록일 2026-03-12 16:16 게재일 2026-03-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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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논설위원

 우리 속담에 “봄 추위에 장독 깨진다”는 말이 있다. 봄이 오면 금방 따뜻해질 것 같은 날씨인데, 꽃샘추위가 느닷없이 찾아와 장독이 얼어 깨진다는 말이다. 봄철에 찾아오는 늦추위가 매섭다는 뜻이다. 비슷한 속담으로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말도 있다. 

3월 중순이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여전히 날씨가 차갑다. 겨울을 떠나보내는 마지막 추위인 꽃샘추위가 오락가락하기 때문이다.

꽃샘추위란 겨울철 내내 우리나라를 지배하던 시베리아 기단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기온이 상승하던 중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이상 저온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보통 개나리, 벚꽃이  피기 직전에 나타난다. 이른 봄에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한다 하여 붙인 이름이다.

겨울이 지나가는 것에 대한 미련과 봄에 대한 열망을 짧게 그리고 정서적으로 잘 표현해 시인들에게 꽃샘추위는 매력적 소재다. 

시인들은 봄에 대한 기다림, 혹은 겨울의 심술로, 때로는 겨울을 밀쳐내고 등장하는 봄의 생명력에 비유한다. 한 시인은 “봄은 그냥 오지 않는다”는 말로 고난 뒤에 찾아오는 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또 다른 시인은 “봄으로 가는 마지막 시련···. 조금만 더 버티라”면서 봄을 애타게 기다리는 심정을 호소한다. “날씨가 오두방정을 떤다”, “빵떡 어멈의 심술 같다”는 말로 꽃샘추위의 변덕을 표현하기도 한다. 

기상청은 9일간 일 평균 기온이 5도 이상 오르고 다시 떨어지지 않은 첫날을 봄의 시작으로 본다고 한다. 올해 꽃샘추위는 3월 말까지 반복적으로 등장할 것 같다는 소식이다. 꽃샘추위라 움츠릴 필요는 없다. 꽃샘추위와 봄은 지척지간에 있어 꽃샘이 곧 봄이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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