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대구본부 “하청 노동자 권리 확대 계기” 정희용 의원 “교섭 폭증·기업 경쟁력 약화 가능성 점검해야”
하청 노동자의 원청 교섭권을 확대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이 10일 시행되면서 노동계와 정치권, 재계 등 각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부터 하청 노동자와 원청 사용자 간 교섭 시대가 열린다”며 “비정규 하청 노동자들의 오랜 투쟁과 희생이 원청교섭 시대를 열어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개정 노동조합법은 하청 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실제 사용자와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취지가 있다”며 “원청교섭이 현장에 온전히 안착할 수 있도록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교섭 과정에서 사용자성을 입증해야 하는 문제와 교섭 창구 단일화 제도 등 현실적인 장벽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제도 보완 필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반면 정치권과 기업계에서는 제도 시행에 따른 산업 현장의 혼란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법 시행 전부터 제기돼 온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시행 하루 전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조가 100개 원청 건설사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겠다고 밝히면서 원청 기업을 상대로 한 집단 교섭 요구가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노란봉투법은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를 사용자로 규정하고 있어 기준이 모호하다”며 “노사 간 해석 차이로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의 혼란과 기업 부담이 발생한다면 제도를 냉정하게 점검하고 필요한 보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원청이 하청 노동자와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하고 노동쟁의 범위를 넓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파업 등 쟁의행위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에 대해 기업이 노동자에게 제기할 수 있는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규정도 포함돼 있다.
이 법안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첨예한 논쟁을 불러왔다. 노동계는 “간접고용 노동자의 실질적인 교섭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오랫동안 입법을 요구해 왔다.
반면 경제단체들은 법 통과 이전부터 국회 앞 집회를 열고 “사용자 개념이 지나치게 확대돼 기업 경영과 투자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수정 또는 재검토를 요구해 왔다.
정부 역시 시행을 앞두고 교섭 절차를 구체화한 시행령을 마련했지만 노사 모두가 반발하는 등 현장 적용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 이어졌다.
노동계는 노동 기본권 확대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하는 반면, 정치권과 재계는 기업 부담 증가와 노사 갈등 확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어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산업 현장에서의 파장과 제도 보완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