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수십만 배 더 저장 가능 포스텍 박경덕 교수와 연구팀 성과
스마트폰 용량 부족으로 사진을 지워야 했던 불편이 사라질 전망이다. 국내 연구진이 기존보다 정보를 수십만 배 더 많이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광(光) 데이터 저장 기술을 내놨다.
포항공과대학교(이하 포스텍) 박경덕 교수(물리학과·반도체공학과) 연구팀은 반도체 내부 입자인 ‘엑시톤(exciton)’의 상태를 조절해 하나의 저장 단위(셀)에 여러 단계의 정보를 담는 기술을 구현했다고 4일 밝혔다.
기존 하드디스크나 USB 등은 한 칸에 ‘0’과 ‘1’ 두 가지 상태만 기록한다. 용량을 늘리려면 칸의 크기를 줄여야 하지만, 물리적 한계와 전기적 간섭이 걸림돌이었다.
연구팀은 빛과 전자가 결합해 만들어지는 엑시톤의 밝기를 여러 단계로 나누는 방식을 고안했다. 신호등 색깔에 따라 다른 신호를 보내듯 하나의 셀에 ‘0’과 ‘1’ 이상의 풍부한 정보를 담는 원리다.
연구팀은 머리카락 굵기의 5000분의 1 수준인 15nm(나노미터) 두께의 초박막 소자 안에서 60nm 크기의 단일 셀이 세 단계 이상의 정보를 표현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기술은 정보를 빛의 세기가 아닌 입자의 ‘물리적 상태’로 저장한다. 빛을 이용한 비접촉 방식으로 데이터를 읽고 쓰기 때문에 장치의 마모나 손상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제1저자인 이형우 박사는 “저장 공간의 물리적 확대에 의존하던 기존 기술과 달리 반도체 내부 입자의 상태 자체를 정보 단위로 활용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