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인 30% 감축·산업폐수 초고도처리 보 개방·석포제련소 이전 빠져 “근본대책 미흡”
정부가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낙동강 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30년까지 주요 취수원의 수질을 Ⅰ등급으로 개선하겠다는 종합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녹조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돼 온 보(洑) 처리와 상류 대형 오염원 대책이 빠지면서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25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낙동강 수질개선 대책’을 확정했다. 정부는 해평·강정고령·칠서·물금매리 등 4개 취수 지점의 수질을 여름철에도 Ⅰ등급으로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낙동강은 영남권 1300만 명이 의존하는 핵심 식수원이다.
대책의 핵심은 녹조의 주요 원인 물질인 총인(TP) 저감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총인 유입량을 30% 줄이고, 녹조 발생을 절반 이상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낙동강에는 하루 약 12t의 총인이 유입되고 있으며, 농경지 토양 유출과 가축분뇨, 생활하수 등이 주요 오염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농경지 비료와 퇴비 사용을 줄이고, 가축분뇨를 퇴·액비 대신 바이오가스나 고체연료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관리 체계를 강화한다. 토양검정을 확대해 적정 시비를 유도하고, 완효성 비료 보급과 비점오염 저감시설 설치도 병행할 방침이다.
산업폐수 관리를 위해 하루 1만t 이상을 처리하는 공공 하·폐수 처리시설에는 오존과 활성탄을 활용한 초고도처리 공정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폐수의 약 62%를 고도 처리하고, 미량 유해물질도 대폭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산업단지 하류에는 수질 자동측정망을 확대하고 24시간 감시체계를 구축한다. 대구에는 2028년까지 수질오염사고 통합방제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이 오염 발생 단계부터 줄이는 구조적 접근이라고 설명했지만, 현장에서는 기존 정책을 반복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녹조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돼 온 낙동강 8개 보의 개방·철거 등 처리 방안이 포함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논란이다. 유속 저하로 물의 체류시간이 길어지면서 녹조가 심화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상류 대표 오염원으로 꼽히는 영풍 석포제련소 이전 문제도 이번 대책에서 제외됐다. 해당 제련소는 중금속 오염 논란이 이어지며 이전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구체적인 해법은 제시되지 않았다.
환경단체들은 비료와 폐수 관리만으로는 녹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보 운영 개선과 대형 오염원 정리 등 구조적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임희자 낙동강 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낙동강 수질에서 가장 중요한 보 수문 개방 계획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지난 2021년 문재인 정부 때 발표한 내용을 다시 내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인 배출이 줄어도 녹조가 계속 발생하는 이유를 먼저 설명해야 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수문 개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보 처리와 관련해서는 별도 사업으로 추진 중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낙동강 수질은 지난 30년간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여전히 한강보다 열악한 수준이다. 최근 5년 평균 기준으로 한강 팔당은 총인과 총유기탄소가 모두 Ⅰ등급을 유지한 반면, 낙동강 물금 지점은 각각 Ⅱ~Ⅲ등급에 머물렀다. 녹조 경보 발령 일수의 약 80%도 낙동강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욱·황인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