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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서 중국 최초 구화교육 서적 ‘계아초계’ 원본 국내 첫 공개

김락현 기자
등록일 2026-01-26 11:02 게재일 2026-01-2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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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초의 근대식 청각장애 교육 교재 ‘계아초계’. /대구대 제공

대구대학교에서 중국 근대 청각장애 교육의 출발점을 보여주는 중국 최초의 구화교육 교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대는 중국 최초의 근대식 농학교인 ‘계음학관(啓瘖學館)’ 설립자 아네타 톰슨 밀스(Annetta Thompson Mills) 여사가 1908년 발간한 청각장애 교육 교재 ‘계아초계(啓瘂初階)’ 초판본 전 6권을 소장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처음 공개했다.

‘계아초계’는 청각장애인의 발음을 훈련하는 구화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중국 최초의 근대식 청각장애 교육 교재로, 입 모양과 발성 기관의 훈련을 통해 말을 익히는 교육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 근대 특수교육의 시작을 보여주는 핵심 사료로 평가되며, 한국 특수교육의 태동 과정과도 연관성이 있는 자료로 주목받고 있다.

대구대는 지난 1월 16일 사범대학에서 열린 한국특수교육문제연구소 동계학술대회를 통해 ‘계아초계’ 원본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발굴 경위와 역사적 가치를 소개했다.

이번에 발견된 ‘계아초계’는 총 6권이 모두 보존된 완전한 초판본으로, 현재 중국 현지에서도 동일한 형태의 초판본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식 출판물임을 증명하는 판권지와 관부 고시 문건이 함께 수록돼 있어 희귀성과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은 자료로 평가된다. 기존에는 출판 시기가 1907년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자료를 통해 1908년 발간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다.

‘계아초계’의 존재를 처음 확인한 인물은 대구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왕샤오루이(27) 씨다. 중국 산둥성 더저우시 특수교육학교에서 미술강사로 근무했던 왕 씨는 지난해 대구대 교육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해 도서관에서 특수교육 관련 자료를 찾던 중 해당 문헌을 발견했다.

왕 씨는 과거 중국에서 입체사진과 골동품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밀스 여사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진을 접한 뒤 ‘계아초계’에 관심을 갖게 됐고, 한국 유학 후 우연히 대구대 도서관에서 원본을 발견하게 됐다고 밝혔다.

권순우 대구대 한국특수교육문제연구소장(특수교육과 교수)은 “‘계아초계’는 중국 근대 농교육의 시작을 보여주는 국가적 사료이자 한국 농교육에도 큰 영향을 준 자료”라며 “국경을 넘어 동아시아 특수교육의 전파 경로를 입증하는 만큼, 향후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 문헌이 대구대에 전해진 배경에는 대학 설립자 가족과의 인연이 있다. 대구대 설립자인 이영식 목사의 차남인 고(故) 이기수 선생은 1966년 미국 여러 대학 도서관에서 기증받은 특수교육 관련 도서 약 1200권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대구대 도서관에 전달했으며, ‘계아초계’ 역시 이 가운데 한 권이었다.

이기수 선생은 1953년 특수교육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한 최초의 한국인으로, 헬렌 켈러가 후원한 장학재단의 장학생이었다. 그는 보스턴대, 갈로뎃대, 웨인주립대, 시라큐스대, 피츠버그대 등에서 특수교육 석·박사 과정을 이수하며 한국 특수교육 연구 발전에 기여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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