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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가장 가까운 지역이 되길

등록일 2026-01-21 18:22 게재일 2026-01-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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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규열 본사 고문

AI(Artificial Intelligence·인공지능)는 더 이상 미래기술이 아니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처럼 어느새 우리 일상으로 다가왔다. 문제는 기술의 속도가 아니라, 도시와 시민이 변화를 따라가는 속도다. 

AI는 이미 일하고, 쓰고, 정리하고, 판단을 돕는 도구가 되었지만, 많은 시민에게는 여전히 ‘어렵고 무서운 것’으로 남아 있다. 포항 같은 중견도시는 이 지점에서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서울이나 판교처럼 AI기업과 연구소가 밀집한 도시는 기술중심으로 흘러가지만, 포항은 다르다. 포항은 대학과 산업단지, 전통시장과 원도심, 고령인구와 청년세대가 한 공간에서 공존한다. AI를 ‘생활밀착기술’로 실험하기에 가장 적합한 도시다.

포항이 ‘AI 기술도시’ 정도가 아니라 ‘AI 친화도시’를 고민해야 할 때다. AI를 잘 만들어 내는 도시라기보다, AI를 잘 쓰는 시민이 많은 도시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시민이 AI를 이해하고, 활용하고, 필요할 때 도움을 받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도시의 기본 책무가 되어가고 있다. 그 출발점으로 ‘AI친화도시 포항’ 캠페인을 제안한다. 

거창할 필요는 없다. ‘AI로 이런 것도 할 수 있습니다’라는 아주 생활밀착적인 사례들을 시민 앞에 보여주는 것이다. 자영업자는 메뉴설명과 홍보문구를 AI로 만들고, 농어민은 병충해 사진을 분석하고 작물과 어족 성장환경을 살피며, 노년층은 말과 글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기록한다. 공무원은 회의록과 보고서 초안을 AI의 도움으로 빠르게 정리한다. 중요한 것은 AI가 판단을 대신하기 보다 사람의 분석과 판단을 덜 힘들게 만드는 도구라는 점을 체감하게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AI 커뮤니티센터’ 같은 공간도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하다. 도서관과 주민센터의 중간쯤 되는 이 공간은 고가의 장비보다 ‘함께 써보는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어야 한다. ‘이런 일에 AI를 써도 될까요?’라고 물으면, 누군가 옆에서 프롬프트를 함께 써 주는 곳. 세대와 직업을 가리지 않고 AI를 처음 만나는 시민들의 ‘연습장’이 되고 ‘시작점’이 되는 곳이다. 이 작은 공간에서 축적된 사례들은 곧 포항시민의 AI활용 적극자산이 된다. 도시행정 역시 조용히 변할 수 있다. 민원요약, 회의정리, 자료검색 등 반복적인 업무에 AI를 붙이는 것만으로도, 공무원들이 시민을 만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수 있게 된다. AI는 행정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행정을 보다 인간답게 만드는 보조수단이 될 터이다.

도시는 기술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기술을 다루는 방식으로 평가받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AI가 압도하는 도시보다, 시민이 AI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시. 포항이 그런 도시가 되어야 한다. 또 하나의 산업 유산이자 미래 세대에게 남기는 도시 자산이 될 것이다.

AI가 존재하는 도시를 넘어, AI로 시민의 일상이 편해지는 도시, AI로 도시행정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AI친화도시 포항’을 제안하면서, 지역이 신생기술 AI와 함께 지역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장규열 본사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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