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주말 전격 제안한 대구·경북(TK) 행정통합 재추진 논의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되는 분위기다. 이 지사는 19일 포항시청에서 열린 이차전지 소재기업 투자협약식에 참석해 “20일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과 경북도청에서 만나 행정통합 관련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대구·경북이 가장 준비가 많이 된 만큼 이번 기회에 바로 행정통합에 들어가야 한다”면서 “중앙정부가 약속한 지원금 중 상당 부분은 지방이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포괄보조금 형태라는 점에서 지역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이 지사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곧 김 대행과 경북도의원들을 만나 시·도 행정통합 논의를 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이번이 대구·경북의 판을 바꿀 대전환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정기 대행도 19일 기자들과 만나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 초안은 이미 마련돼 있다”면서 “지역 국회의원들과 협의해 법안을 발의하고, 2월 국회에서 논의·통과될 수 있도록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함께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했다. 특히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과 함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병행 논의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그는 “그간 시·도민 여론조사에서 특히 대구 시민들은 행정통합 필요성에 압도적으로 찬성해 왔고, 전임 시장 재임 당시 시의회 동의까지 받아 지역사회 논의는 충분히 무르익은 상태”라고 했다.
김 대행은 “지역 정치권 역시 이번을 대구경북 미래 100년을 좌우할 기회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지역 국회의원들과 추가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도 이날 “행정통합이 이뤄지면 연간 4~5조 원 규모의 포괄적 통합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이 재원을 활용하면 대구·경북 신공항 같은 대형 현안도 충분히 함께 추진할 수 있다”면서 ”내일(20일) 이철우 지사를 만나면 ‘경북이 빨리 (특별법를)통과시키고 기획재정부에 지원금을 요청하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TK 행정통합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경북도의회는 행정통합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도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북 북부권 의원들이 “대구에 흡수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박성만 경북도의회 의장은 “통합은 단순히 지역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메가시티 전략의 일부”라면서도 “‘20조 원을 줄 테니 통합하라’는 식의 단순한 접근은 무책임하다. 돈보다 중요한 것은 지방이 살아갈 수 있는 가치와 국민적 공감대”라며 행정통합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피현진·배준수·김락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