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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회관·파크골프장?···공약 줄잇는 미군저유소, 부지 확보 ‘불투명’

배준수 기자
등록일 2026-01-19 15:42 게재일 2026-01-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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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테마공원·민자유치 사업 계획한 포항시도 답보 상태

6월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포항시장 출마예정자인 A씨는 포항시 북구 장성동에 있는 39만7000㎡(약 12만 평) 규모의 옛 미군저유소 반환 부지에 해병대회관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해병대 역사·명예를 담은 기념관과 5성급 호텔을 포함한 복합시설로 지어 포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문화·관광 랜드마크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군 소음 등 온갖 조건에서 고통을 받아온 오천읍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자 한 발 물러섰다.

 출마예정자 B씨는 미군저유소 부지에 시니어 파크골프장과 키즈랜드를 결합한 세대 공존형 복합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포항 도심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연말 완공하는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와 연계도 가능한 미군저유소 부지는 포항시장 선거 출마예정자들이 공약 소재로 눈독을 들일만하다. 

하지만 공약 현실화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963년 주한미군에 공여된 이 부지는 1992년 7월 국방부에 반환됐고, 해병대 제1사단의 행정재산 성격으로 관리하고 있다. 

19일 포항시에 따르면 2024년 2월 14일 시민단체가 국민권익위원회에 ‘포항 미군저유소 부지 활용 촉구 민원’을 제기했다. 국방부와 해병대사령부가 훈련장으로 사용하지 않으면서 방치하고 있고, 다른 지역에서는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에 따라 각종 발전사업을 추진하는데도 국방부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아서다. 이 단체는 미군저유소 부지를 포항시에 반환해 지역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포항시는 2031년까지 목표로 5500억 원을 들여 어린테마공원 조성과 재정지원 사업, 민자유치 사업 추진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 답보상태다. 국방부와 해병대사령부는 훈련장으로 등록한 미군저유소 부지를 매각할 경우 가뜩이나 부족한 훈련장을 포기하는 것이어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안으로 제시한 미군저유소 부지를 받는 대신 포항시가 미군저유소 부지와 같은 면적의 땅을 개발해 국방부에 제공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도 소요 시간과 더불어 전액 지방비로 매입해야 하는 땅값 등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어린이 테마공원 조성을 추진 중인 포항시 교육청소년과 관계자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국방부·해병대사령부와 포항시의 입장이 팽팽해서 다른 방법이 없는지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포항시 간부 공무원은 “종합행정관청인 포항시가 나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포항시장 출마예정자들이 미군저유소 부지에 대한 기초적인 조사도 없이 개발 공약을 남발하면 포항시민들에게는 ‘희망고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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