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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미래도약 원년 선언] ‘복구’ 넘어선 ‘창조적 재생’… 874억 투입해 마을 지도를 바꾼다.

박윤식 기자
등록일 2026-01-18 10:12 게재일 2026-01-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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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현대화·체류형 관광·미래인재 양성 등 5대 전략 본격화… 김광열 군수 “부서 간 칸막이 허물고 속도감 있는 행정으로 군민 체감 변화 이끌 것”
김광열 영덕군수.  /영덕군 제공

 2025년 3월, 영덕의 산등성이를 붉게 물들였던 화마(火魔)는 수많은 삶의 터전과 울창한 산림을 순식간에 앗아갔다. 검게 그을린 산야는 절망의 상징이었고, 터전을 잃은 주민들의 탄식은 깊었다. 그러나 지금, 영덕은 그 잿더미 위에서 단순히 과거로 돌아가는 ‘복구’가 아닌, 미래 100년을 향한 ‘창조’를 선택했다. 영덕군이 2026년을 ‘미래 도약의 원년’으로 선언하며 지역의 명운을 건 거대한 승부수를 던졌다.

영덕군은 김광열 군수 주재로 ‘2026년 연초 주요 업무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보고회는 단순한 연례 행사를 넘어, 민선 8기 후반기의 핵심 동력을 확보하고 재난 극복 이후 영덕이 나아갈 국가적 모델을 제시하는 자리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6년 연초 주요 업무보고회.  /영덕군 제공

□ ‘복구’라는 단어를 지우고 ‘재창조’를 기록하다

영덕군이 내건 2026년 시정의 최우선 과제는 산불 피해지역의 ‘공간적 재창조’다. 군은 총 874억 원의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11개 마을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 재생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이는 단순히 불에 탄 집을 새로 짓고 나무를 심는 수준을 넘어선다. 주거, 산업, 생활환경을 현대적 감각으로 완전히 재편하여 농산어촌의 새로운 미래 정주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구체적으로는 석리·노물리 특별재생 사업에 490억 원, 수암·대곡리 마을 단위 복구 재생에 168억 원, 경정리 일반 농산어촌개발에 76억 원 등이 투입된다. 김 군수는 “산불이라는 미증유의 위기를 지역 구조 전환의 결정적 기회로 삼겠다“며 “재난 대응의 패러다임을 사후 수습에서 미래형 공간 창출로 바꾸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 실핏줄 경제 살리기… 전통시장에 온기를, 청년에게 기회를

침체된 지역 경제를 일으켜 세우기 위한 전략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민생 밀착형’에 방점이 찍혔다. 영덕군은 지역 경제의 심장부인 3대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화재의 아픔을 딛고 새로 개장하는 영덕 전통 시장을 필두로 강구시장의 경관 개선, 영해 만세시장의 노후 아케이드 교체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된다.

특히 소상공인 지원과 청년 창업 정책을 강화해, 단순히 관광객이 스쳐 지나가는 곳이 아니라 실질적인 소비가 일어나고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이는 지방 소멸이라는 거대한 파고 앞에서 영덕이 자생적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 ‘경유지’에서 ‘목적지’로… 체류형 관광의 대전환

관광 분야에서는 ‘체류형 관광도시’로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시작된다. 그동안 영덕이 대게로 대표되는 먹거리 중심의 단기 방문지였다면, 앞으로는 영덕만이 가진 천혜의 자원을 국제적 브랜드로 육성한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워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이를 지역의 다양한 관광 콘텐츠와 정교하게 연결할 계획이다.

그 중심에는 ‘삼사 공유콘퍼런스센터’가 있다. 이곳을 거점으로 관광과 마이스(MICE) 산업을 결합해 비즈니스와 휴양을 동시에 즐기는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동해안의 풍경을 구경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이 모이고 머물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속 가능한 관광 거점’으로 영덕의 브랜드 가치를 격상시킨다는 구상이다.

2025년 경북도민 행복대학 영덕 캠퍼스수료식.  /영덕군 제공

□ 요람에서 무덤까지… 전 세대가 체감하는 ‘촘촘한 복지’

지속가능한 영덕을 위한 투자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교육과 복지의 세대 간 균형이다. 초고령화 사회에 대응해 노인복지관을 조속히 건립하여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한편, ‘영덕 미래인재양성관’을 운영해 지역 소멸의 근본 원인인 교육 문제를 정면 돌파한다. 지역의 인재들이 대도시로 떠나지 않고도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 안에서 꿈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을 닦겠다는 것이다.

또한 1,300억 원 규모의 상·하수도 선진화 사업과 농촌공간 재구조화 사업 역시 본격화된다. 깨끗한 물 공급과 쾌적한 주거 환경이라는 기본권 충족이 곧 도시 경쟁력의 기초라는 판단 아래, 농어촌 정주 여건 개선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 “행정의 속도가 곧 영덕의 미래다”

김광열 군수는 공직 사회를 향해 ‘파괴적 혁신’을 주문했다. 김 군수는 “2026년은 영덕의 향후 100년을 결정짓는 골든타임”이라며 “부서 간 칸막이를 허무는 협업 없이는 중앙정부의 복합적인 정책 기조에 대응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소극적인 업무 태도나 책임 회피성 관행을 강하게 질타하며, 군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속도감 있게 만들어낼 것을 거듭 강조했다.

2026년, 영덕은 이제 ‘재난의 현장’이라는 아픈 기억을 딛고 대한민국 지방시대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산불이 남긴 상흔은 깊었으나, 영덕은 그 상처를 더 단단한 미래의 기초로 삼았다. 위기를 기회로 치환한 영덕의 도전이 소멸해가는 지방 도시들에게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영덕의 도약, 관건은 ‘진정성 있는 실행력’

영덕군이 발표한 2026년 청사진은 화려하다. 재난을 딛고 일어선 도시의 의지가 곳곳에 묻어난다. 하지만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실행이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재창조 사업이 주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행정의 세심한 손길과 주민과의 끊임없는 소통이 수반되어야 한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산불 이후 마을이 어떻게 변할지 기대와 걱정이 교차한다”며 “단순히 건물만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다시 북적이는 동네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덕군의 2026년이 기록될 때, 그것이 단순한 행정 구호가 아닌 ‘영덕 100년의 위대한 실천’으로 평가받기를 기대해 본다.

영덕 미래인재 양성관 개관식.  /영덕군 제공
포항 영덕 고속도로 전경.  /영덕군 제공
영덕강구항 전경.  /영덕군 제공
다시 피어나는 영덕, 진달래 심기 모습.  /영덕군 제공
김광열 군수가 과수농가를 둘러 보고있는 모습. /영덕군 제공
영덕군 다문화 전통혼례 모습. /영덕군 제공
영덕 샤인머스켓 대만 수출 첫 선적 모습. /영덕군 제공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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