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흡연은 자유의지에 따른 것이라 제조사 책임 아니다’는 담배회사 손 들어줘…1심판결 12년만에 2심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흡연으로 인한 손실을 배상하라면서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낸 533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2심에서도 패소했다.
1심 소송을 낸 지 약 12년 만의 2심 결론이다.
공단은 흡연의 중독성과 폐암 발병에 인과성이 있으므로 흡연으로 인한 재정 손실 책임을 담배 회사에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담배회사들은 흡연은 자유의지에 따른 것이므로 제조사의 책임이 아니라고 반박했는데, 법원이 담배회사 손을 들어준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6-1부(박해빈 권순민 이경훈 고법판사)는 15일 건보공단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보험법에 따른 의무를 이행한 것이자 자금을 집행한 것이므로, 원고에게 어떠한 법익 침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원고의 직접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은 1심 판결에 위법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항소 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도 공단이 요양기관에 보험급여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법이 정한 바에 따라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자,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징수하거나 지원받은 자금을 집행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봤다. 건강보험 급여 지급은 건보공단의 의무일 뿐 손해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건보공단은 주된 주장(주위적 청구)에 더해 피해자인 환자들의 치료비로 급여를 지출했으므로 환자들을 대위(권리를 대신 행사)해 이들의 손해배상을 구한다는 예비적 청구(주위적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를 대비해 내놓는 주장)로도 담배회사의 불법행위와 그에 따른 배상책임을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