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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포항 인구·산업·소비 구조가 동시에 흔들린다”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6-01-15 13:11 게재일 2026-01-1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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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포항, 15일 ‘포항내수 부진의 구조적원인과 정책대응방향’ 보고서 발표
철강 침체·청년 유출·역외소비 확대···지역 상권 기반 붕괴 경고음
초고령사회 진입한 포항, ‘압축도시·산업 고도화’ 없인 반등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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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포항본부(본부장 남택정)가 15일 조사연구보고서 ‘포항 내수 부진의 구조적 원인과 정책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경북매일 DB 

포항 지역경제의 내수 기반이 구조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철강 경기 침체 장기화, 청년 인구 유출, 초고령사회 진입, 전자상거래 중심의 소비 역외 유출이 동시에 작용하며 지역 상권과 고용, 부동산 시장 전반에 하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본부장 남택정)는 15일 발표한 조사연구보고서 ‘포항 내수 부진의 구조적 원인과 정책대응 방향’에서 “글로벌 철강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철강산업 의존도가 높은 포항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며 “주력 산업 침체와 인구 구조 변화, 소비의 역외 유출이 맞물려 내수 부진의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포항의 소비는 전국 대비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전국 소매판매가 정체 국면에 접어든 것과 달리 포항은 감소세가 지속 강화되는 가운데 의복·신발 등 준내구재는 물론 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자영업자 증가세 둔화와 폐업률 상승으로 지역 상업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2024년 포항의 폐업률은 10.7%로 전국 평균(10.1%)을 웃돌았다.

고용 여건도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2025년 상반기 포항의 고용률은 59.6%로 전국 평균(61.4%)보다 1.8%포인트 낮았고, 실업률은 3.3%로 상승추세다. 특히 청년층 실업률은 9%대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역시 침체 국면이다. 2024년 이후 주택가격이 지속 하락하는 가운데 거래량도 감소세로 전환됐다. 미분양 주택 물량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3000호 수준인데다 올해도 추가 공급이 예정돼 주택시장 회복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상권 공실률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며 상권 공동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보고서는 내수 부진의 구조적 원인으로 인구 구조 변화를 지목했다. 포항 인구는 지난 10년간 감소세가 지속되며 49만 명 수준으로 축소됐다. 최근 10년간 순유출 인구의 90%가 청년층에 집중되면서 고령화율도 2023년 20%를 넘으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산업 구조 편중도 내수 위축 심화 요인으로 꼽혔다. 포항은 철강 중심 산업 구조를 지닌 제조도시다.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 철강 관세 강화 등으로 철강업이 장기 침체하면서 지역 고용과 소득, 소비 전반에 악영향이 확대되고 있다.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해온 이차전지도 전기차 수요 둔화로 조정 국면에 진입해 생산과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전자상거래 확산에 따른 소비의 역외 유출 확대로 지역 상권이 약화되는 구조적 악순환도 거론됐다. 2024년 기준 포항 거주자의 역외 소비액은 1조3000억원으로 역내 유입액(5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전자상거래, 여행, 자동차 판매, 보험 등 본사 집중 업종의 소비가 수도권으로 귀속되면서 지역 내 소비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의 공동 집필자인 한은 포항본부 기획조사팀 박승화 과장, 이동건 조사역, 최가인 청년인턴 세사람은 보고서를 통해 “내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 대응 방향으로 도시·산업·생활권의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구 감소 국면에서는 중심 생활권에 인프라와 서비스 기능을 집중하는 ‘압축도시(컴팩트 시티)’로의 전환을 통해 접근성과 보행 편의성을 높이고, 교통망 확충을 통해 도심 집적 효과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구·경북권과의 연계성을 강화해 생활 반경을 확대하고 인구 유출 압력을 완화하는 한편, 철강 산업은 친환경·고부가 중심으로 고도화하고 저탄소 공정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차전지·AI·첨단소재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복합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전략도 제시됐다.

보고서는 “지역 자영업자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실효성 있는 출구 전략을 마련해 인력이 생산성이 높은 부문으로 원활히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도시 구조와 산업 구조를 함께 전환하지 않으면 포항 내수 부진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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