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학교 통계학과 손낙훈 교수 연구팀이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연구팀과 공동 수행한 연구가 소화기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미국소화기학회지(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AJG, IF 8.5, Q1) 최신호 메인 표지 논문(Cover Story)으로 선정됐다.
이번 연구는 대장 용종 절제술 시 출혈을 예방하기 위한 혈소판의 최소 안전 수치 기준을 세계 최초로 명확히 제시한 성과로, 의학통계학과 임상 현장의 협업을 통해 도출된 연구 결과라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장 용종 절제술은 비교적 침습도가 높은 시술로 출혈 위험이 상존하지만, 기존 국제 치료 지침에서는 진단 내시경이나 조직검사에 대해서만 혈소판 기준을 제시해 왔다. 용종 절제술에 대한 명확한 혈소판 기준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임상적 공백을 메웠다는 평가다.
손낙훈 교수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과 용인세브란스병원의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 2만 1562명, 용종 4만 1930개를 분석했다. 연구에는 성향점수 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과 가중치 분석 등 고도화된 의학통계학 기법이 적용돼 다양한 임상 변수를 정밀하게 보정했다.
분석 결과, 대장 용종 절제술을 안전하게 시행하기 위한 최소 혈소판 수치는 9만/μL로 도출됐다. 혈소판 수치가 9만/μL 미만인 경우 즉각 출혈(IPPB) 위험은 대조군 대비 약 2.7배, 지연 출혈(DPPB) 위험은 약 9.7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 이상 대형 용종을 절제하는 고위험 시술에서는 혈소판 수치가 10만/μL 미만일 때 출혈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손 교수는 방대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향을 의학통계학적으로 체계적으로 제어함으로써 연구의 신뢰도를 높였다. 단순한 통계 수치 제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임상 현장에서 의료진의 의사 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 근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손낙훈 교수는 “이번 AJG 표지 논문 선정은 계명대학교의 의학통계학적 데이터 분석 역량이 세계 임상 의학계에서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용인세브란스병원 연구진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제시된 혈소판 기준이 전 세계 소화기내과 시술 현장에서 환자 안전을 높이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용인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현혜경·허철웅 교수, 세브란스병원 김태일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연구진은 향후 출혈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표준화된 예방 전략 개발 등 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