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프리미엄 사라진 ‘무주공산’ ••• 7명 후보군 치열한 접전
올해 6월 3일 예정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다가오지만 영주 지역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지난해 3월 전 시장의 당선 무효형, 일부 도, 시의원의 뇌물수수 관련 및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문제점이 이어지면서 지역 정치권에 대한 불신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영주시는 지난해부터 부시장의 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이에대해 시민들은 지역의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었다며 지역 정치권의 쇄신과 각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영주시장 자리를 두고 7명의 후보군이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르며 현직 프리미엄이 없는 무주공산(無主空山)에서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만들어 가고 있다.
현재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장후보군에 이름이 오른 인물은 박성만(국민의힘·62·현 경북도의회 의장), 송명달(국민의힘·60· 전 해양수산부 차관), 우성호(국민의힘·71·전 경북도의회 의원), 유정근(국민의힘·59·전 영주시장 권한대행), 전창록(국민의힘· 59·전 경북경제진흥원장), 최영섭(국민의힘·62·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위 수석부위원장), 황병직(국민의힘·62·전 경북도의회 의원) 등 7명이다.
이들 7명은 국민의힘 소속이거나 입당을 앞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후보자 물색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구도 측면에서 가장 큰 우려는 경쟁의 실종이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들이 모두 국민의힘에 쏠려 있어 더불어민주당 및 야권에서 후보를 내지 못하거나 경쟁력 있는 인물을 발굴하지 못할 때 국민의힘 경선 승자가 본선에서 무투표로 당선되는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다.
내년 영주시장 선거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크게 4가지로 보인다.
첫째, 과거 영주시장 선거는 현직 시장의 재선 도전 여부가 가장 큰 변수였으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전 시장의 당선 무효형 이후 부시장 권한대행 체제가 이어지면서 모든 후보가 동등한 위치에서 출발하게 됐다.
이로 인해 잠룡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지며 역대급 다자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현직 프리미엄 실종에 따른 무주공산의 격전이 될 전망이다.
둘째, 보수 성향이 강한 영주 지역 특성상 국민의힘 공천 결과가 사실상 당락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역 시장이 부재인 상태에서 언론을 통한 여론조사 발표도 중요한 몫을 할 것이라며 지역 정가는 전망하고 있다.
셋째, 후보들이 내놓을 정책 대결의 구도다. 영주시의 미래를 결정지을 현안 문제에 대해 어떤 해법을 제시하는지가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의 조기 안착과 우량 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능력, 인구 10만 붕괴 위기 속에서 정주 여건 개선 및 생활 인구 확대 방안, 영주댐 일대 관광 자원화, 드론 및 청정에너지(수소) 산업 육성 등에 대한 현실적 비젼 제시가 관심의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정 정당의 공천 여부뿐만 아니라, 후보자의 행정 역량과 도덕성이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넷째, 현역 시장 부재 등 정치권의 소용돌이로 빚어진 시민들의 자존감 회복, 지역의 민심 안정과 선거로 빚어진 지역내 갈등 해소, 경기침체 회복, 미래 성장동력 마련 등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에 누가 한 발짝 접근을 더 할 것이냐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정치원로 A씨는 “현역 프리미엄이 없는 상황에서 다수 후보가 출마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지역 정당의 기대감 약화와 젊은 유권자 참여 증가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만 경북도의회 의장은 “영주시가 미래형 산업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국비와 지방비 예산확보를 통해 연관기업 유치와 물류, 공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다양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민들의 삶과 직결되고 시민이 바라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력 투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송명달 (전)해양수산부 차관은 “영주는 지금 지역경제 침체와 인구 감소라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국비지원과 기업 유치가 핵심이다”며 “중앙부처에서 30여년 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 거점도시 영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우성호 (전)경북도의원은 “영주시 지명은 1915년 일제가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붙인 지명으로 역사적 근거와 지역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소백시로 바꾸자는 제안과 시대에 맞게 스마트 그린을 추가해 스마트그린 선비도시를 영주시의 새로운 슬로건으로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유정근 (전) 영주시장 권한대행은 영주의 위기를 의지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로 진단하며 새 사업보다 산업·일자리·주거가 연결되는 도시 구조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 전 부시장은 “영주의 다음 10년은 누가 시장이 되느냐보다 어떤 방향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전창록 (전)경북경제진흥원장은 영주지역은 “현재 시민의 신뢰를 모두 잃은 상태다. 행정과 정치 모두가 시민들에게 상실감을 안기고 있다”며 “영주시가 새롭게 변화하기 위해서는 시민 참여 제도의 확대와 투명하고 청렴이 바탕이 되는 책임정치 복원이 무엇보다 중요한 핵심”이라는 입장이다.
최영섭 (전)여의도연구원 정책위 수석부위원장은 “정직과 투명성이 결여된 지역 정치권의 행태가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왔는지, 우리는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또 다시 영주시민으로서 무너져 내리는 자존감의 아픔을 다시 겪을 것인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황병직 (전)경북도의원은 “영주 시민들을 만나고 타 지자체의 여러 성공사례를 접하며 느낀 건 영주는 완전히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며 “공무원이 긍정적 태도로 능력을 펼칠수 있도록 리더인 시장이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과 분야별 전문가의 영입, 외부 자문단 구성 등 영주시 발전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