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정선의 산들이 마침내 하나의 길로 이어졌다. 정선읍 일원 9개 명산을 원형으로 잇는 총연장 70㎞ 순환 숲길, ‘정선 짜들박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산의 능선과 굴곡을 온몸으로 느끼며 걷는 길이다.
정선군은 비봉산·민둔산·병방산·기우산·조양산·철미산·노치산·상정바위·장등산을 따라 조성한 ‘짜들박길’ 조성사업을 마쳤다고 12일 밝혔다. 이름은 강원도 사투리로 ‘몹시 경사진 곳’을 뜻하는 ‘짜들박’에서 따왔다. 말 그대로 완만함보다 정선 산세의 진면목을 그대로 담은 길이다.
이 숲길은 새 길을 내기보다, 기존 숲길과 능선을 정교하게 잇는 방식으로 완성됐다. 그 덕분에 걷는 내내 정선 고유의 산림 경관과 지형적 특색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정선의 산과 숲, 마을과 문화가 하나의 이야기처럼 엮인다.
짜들박길은 성격이 다른 세 개의 코스로 나뉜다. 1코스 ‘짜들박문화길’(16.6㎞)은 정선읍에서 비봉산과 민둔산을 거쳐 병방산군립공원까지 이어진다. 비교적 완만한 동선에 병방산 스카이워크, 글램핑장 등 체험형 관광시설이 연결돼 가족 단위 탐방객에게 적합하다. 걷는 즐거움과 쉬어가는 여유가 공존하는 구간이다.
2코스 ‘짜들박하늘길’(32.2㎞)은 병방산군립공원에서 풍력발전단지, 천은사·약천사, 애산산성, 아라리촌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길 위에서는 정선의 하늘과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발 아래로는 사찰과 문화유산, 아리랑의 고장이 차례로 스쳐 간다. 자연과 역사, 문화가 가장 입체적으로 만나는 구간이다.
3코스 ‘짜들박숲길’(21.1㎞)은 종합경기장에서 출발해 철미산·노치산·상정바위·장등산을 거쳐 다시 정선읍으로 돌아온다. 가파른 산세와 깊은 숲이 이어지는 도전적인 코스로, 본격적인 트레킹과 산행을 즐기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정선 산림의 밀도와 깊이를 온전히 체감할 수 있다.
정선군은 총 23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짜들박길을 단계적으로 조성했다. 지난해 2코스를 시작으로 올해 1·3코스를 완공하며 전 구간을 개통했다. 모든 코스에는 안전시설과 쉼터가 마련돼 비교적 쾌적한 보행 환경을 갖췄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