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몸살엔 ‘갈비탕’···맑고 깊은 전통한식 보양국물

등록일 2025-12-30 16:37 게재일 2025-12-31 12면
스크랩버튼
K-밥 헌터스 포항 '화담면옥’
Second alt text
화담면옥 전경. 

 

Second alt text
갈비탕

 

Second alt text
닭볶음탕

몸이 으슬으슬 소리를 낸다. 겨울이라고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들더니 감기 몸살이 시작되었다. 이럴 때는 뜨거운 국물을 먹고 땀을 쫘악 흘려줘야 한다. 여러 국물 요리가 있지만 즐겨 먹는 음식은 갈비탕이다. 화담면옥으로 전화를 걸었다. 집 주소를 부르기도 전에 ㅇㅇ하이츠죠? 하며 반가이 맞는다. 갈비탕과 닭볶음탕 보내 드릴까 묻는다. 단골이라 무엇을 좋아하는지 다 알고 물어오니 함께 웃었다.

오늘은 직접 가게에 방문했다. 가게 앞이 너른 주차장이라 차를 대기 편한데 점심도 저녁도 아닌 오후 4시라 우리뿐이다. 오후 햇살이 덜 비치는 자리에 앉아 늘 먹던 갈비탕과 닭볶음탕을 시켰다. 전화번호는 기억하지만, 우리 가족의 얼굴은 모를 것 같아 자주 시키던 ㅇㅇ하이츠이에요 하니까, 반가워했다. 그러면서 주문이 잘 못 가서 늦었는데 화도 안 내서 너무 감사했다며 주방에 있는 주인장에게 우리 이야기를 전하러 달려갔다.

우리 아파트 근처에 이름이 비슷한 단지가 또 있다. 그래서 가끔 우리 갈비탕이 그곳으로, 또 그 집 짜장면이 우리 집에 도착해 벨을 누른다. 그날은 닭볶음탕이 1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아 혹시 하고 전화하니 다른 곳에 가져다 놓았다고 했다. 다 식었으니 새로 가져오겠다는 걸 그냥 주세요 했다. 배가 고프기도 했고 식었으면 데워 먹어도 될 일이었다. 그날의 기억을 되새김질하며 직원분이 실수였는데 가볍게 넘어가 줘서 고맙다며 음료수를 서비스로 내왔다. 몸이 안 좋아 뜨끈한 탕으로 덥히려고 갔다가 마음까지 따뜻해졌다.

갈비탕에 관한 기록은 1890년대의 궁중 연회 상차림에 보이나, 갈비는 그보다 먼저 고려시대 말부터 먹은 것으로 추측한다. 쇠갈비를 5∼6㎝로 토막 내서 맹물에 넣고 뼈에 붙은 고기가 떨어질 정도로 연하게 흐물흐물해지도록 푹 곤다. 이것을 곰국과 같은 방법으로 조미하여 간장으로 끓이는 경우가 있고, 그대로 국물과 함께 떠서 파 다진 것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하여 먹는다. 모든 뼈의 성분이 함께 우러나서 국물이 맑으면서도 맑은장국과는 달리 색다른 별미가 있다. 맑은장국이란 간장으로 간을 해 국물이 맑다.

옛 기록에 보면 ‘가리탕’이라고도 부른다. ‘가리탕’은 한 번 삶은 고기를 건져 내고 삶은 국물을 바쳐서 그 국물에 양념하여 맑게 끓인 탕이다. ‘맑은장국’은 고기를 기름에 볶아 끓인 탕으로, 국물 맛을 시원하게 만들기 위하여 무를 넣는다. 며칠 전 증조부 제사에 오르는 국을 이렇게 맑게 끓였다. 마늘과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애느타리버섯 데치고 숙주나물도 한번 데쳐서 고기와 무가 끓어 넘칠 때 섞었다. 마지막에 대파를 넣으면 완성이라 갈비탕처럼 맑아 시원하다.

화담면옥의 또 다른 별미는 닭볶음탕이다. 메뉴에는 ‘닭도리탕’이라 적혔다. 도리가 일본어로 ‘새’를 이르니 닭을 두 번 연속해서 부르는 것 같아 볶음 탕으로 해야 옳다. 이름은 그렇게 적어도 맛은 일품이다. 양도 그득해서 둘이 먹다가 남은 걸 포장해 와야 했다. 집에서 주문하면 다음 날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 먹으면 또 새로운 맛이다. 가성비 짱이라 단골이 되었다.

보통 면옥이란 이름의 가게는 냉면 맛집이다. 화담면옥도 갈비탕 베이스에 냉면이라면 믿고 먹어도 될 것이다. 실내가 넓어서 단체 손님들이 즐겨 찾고, 아이를 데리고 오는 젊은 부부를 위해 놀이방도 있다. 미리 예약하고 가면 음식이 금방 나온다. 갈비탕을 먹고 나면 원두커피가 할인되니 더 좋다. 물론 카운터에 믹스 커피는 무료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브레이크타임이 없어서 점저도 가능한 집이다. 포항시 북구 장량로 115, (054)253-3400.

/김순희 시민기자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